공간은 경험의 장소이며 그 경험은 추억으로 이어져 우리의 삶에 깊은 관계를 이어준다. 환경 즉 공간은 우리의 정신적, 심리적, 행동력, 유대감 등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장소에서의 경험들이 체화되어 더 좋은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만큼 공간에서의 경험은 우리의 삶을 디자인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과 공간경험은 COVID-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했다. COVID-19가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상업공간을 방문하는 횟수나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로 인해 리테일 공간, 문화 공간의 경험은 가상의 공간 즉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앞으로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는 시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다

COVID-19가 길어지면서 오프라인을 고집했던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사례를 자주 목격했다. 식품을 온라인몰로 주문하기 시작한 사람도 많아졌고, 외식을 즐기던 사람들은 배달서비스로 외식같은 나름의 식사를 즐기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이러한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동네 주변을 걷다 보면 택배 차량들이 더 자주 보였고 음식 배달서비스 오토바이는 지나가는 골목마다 목격됐다.

현재 소비자의 외부활동 자제로 소비패턴은 COVID-19 이전보다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기업 브랜드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을 더욱 본격화하고 있으며 원격 툴, AI, 예측 및 분석기술, 공급망 분산 관련 분야 등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이 더욱 지속된다면 앞으로 공간이 사라질까? 현재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회환경에 따른 소비 이동으로 바이러스가 종식이 된다면 소비자는 중요한 갈림 길에 서 있게 된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두고 말이다.

앞으로 온라인 소비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그 동안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은 온라인의 편리함과 정보성 그리고 빠른 배송 등을 긍정적으로 경험했다면, 온라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온라인을 자주 이용한 소비자 역시 더 편리해지고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온라인에 충성하는 고객이 될지도 모른다.



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

우주의 셀 수 없는 수많은 은하와 별들이 공존하는 코스모스에 아주 작은 지구는 수백 만년을 거쳐 인류가 진화하는 동안 척박한 자연환경에서도, 무리를 지으며 관계를 중시하고 피난처로써 공간 그리고 경험의 장소로써 공간을 만들어왔다. 수많은 공간을 경험하면서 공간이 인간의 감정을 지배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웅장한 외관과 높은 천장 그리고 장식요소들의 성당에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성스러운 기운을 받으며 마음의 평온함 준다. 또 어떤 장소에서는 새롭게 디자인된 멋진 건축이나 독창적인 상업공간을 둘러보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놀라움으로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주어 그 공간을 참여하게 만든다. 이렇듯 공간은 우리의 의식이든 비의식적이든 감정과 행동을 지배하며 공간에서의 강력한 경험은 사라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제안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다


오프라인 공간을 디자인하다

현재 COVID-19로 사람들은 여느 때와 달리 공간을 즐길 수 없다. 상업공간은 물론 문화공간조차 즐길 수 없는 상황이며 경험의 대상을 온라인 공간으로 대처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리테일을 지배한다든가 오프라인 매장이 축소 또는 사라진다 등등 연일 공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앞 다투어 쏟아낸다. 물론 COVID-19의 여파로 서비스 산업구조와 리테일의 지형이 어느 정도 바뀔 거라는 예상을 한다. 하지만 종식 이후 사람들은 COVID-19이전보다 공간에 대한 소중함과 자유로운 경험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인간의 뇌를 더욱 강력하게 지배할 것이다. 그 동안 누렸던 공간의 자유와 경험이 공짜로 오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그럼, 앞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해야 할까? 조심스럽게 전망을 해본다.


첫 번째, 더욱 강력해진 경험 공간을 구현해야 한다. 앞으로 경험의 공간은 사용자의 강력한 니즈와 마음 속의 열정을 찾는 것부터 출발해 창의적이고 놀라움을 담아야 한다. 그동안 브랜딩 마케팅은 여러차례 소비자의 니즈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 프레젠테이션에서만 강조할 뿐 진정성으로 실천하는 기업은 사실상 많지 않았다.

앞으로 소비자는 지금과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이 이전과 같은 맥락의 공간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 그 여파로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간이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것이 필요하며 어떻게 경험하고 싶은지 살피는 것에 주저하면 안될 상황이다. 지금보다 의미 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경험이야 말로 더 강력하고 매력적인 환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번째, 치유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 동안 비즈니스 적인 부분이 강조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사회적 공감을 이끄는 공간을 구현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인간의 손을 거쳐 탄생한 환경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주변의 건축환경은 자연과 달리 누군가가 내린 결정의 산물로, 인간을 배려하지 않는 공간에서 종종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것뿐인가, 오늘날 전세계 인구가 소비한 에너지와 배출하는 폐기물은 지구를 오염시키고 상태계의 변화, 기후변화는 전염병으로 이어지게 했다. 건축환경이나 상업공간이 앞으로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단지 지켜지지 않을 뿐이다.


우리가 앞으로 구축해야 할 공간은 치유의 공간으로서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인간은 유전적으로 자연과 가까운 환경을 갈망하고 그런 환경에서 위안을 받기 때문에 어떤 공간이든 자연과 연결된 느낌에서 호기심과 관심을 이끌어낸다. 리테일 공간이라면 사람들을 치유하는 제품과 함께 자연소재나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소라면 더욱 끌리게 할 것이다. 더불어 공간에 있어서도 친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디자인이라면 그 브랜드에 깊은 감명과 신뢰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번째, 공간은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생활패턴 변화의 원동력이 되었고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경제활동, 문화와 행동을 바꾸는 등 우리 삶에서 또다른 변화를 일으켰다. 사람들이 환경에 반응할 때는 시각만이 아니라 여러 감각이 함께 작용한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내용과 방식은 비의식적 시뮬레이션과 인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공간에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면 사용자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여 예상치 못한 환경과 경험을 선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옥외 광고 시설이나 전통적인 미디어보다는 제품 디자인이 세상에 나온 스토리나 공간 혹은 제품이 우리에게 얼마만큼 유의미한가 등 스토리텔링 방식의 디지털 미디어(디지털 사이니즈, )는 소비자에게 큰 공감을 얻게 한다.

공간에서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제품에 RFID(무선인식)태그를 통해 제품을 감지하며 제품정보와 간접 체험을 이끄는 방식 그리고 온라인 구매와 배송까지 연결하여 쇼핑의 편의성 강조한다. 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게임 방식의 마케팅 등 매장에서 독특한 디지털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소비자는 언제든지 오프라인 공간을 찾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 앞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아카이빙한다면 공간과 제품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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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나 제품에 있어 새로운 비즈니스가 절실해졌고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긍정적인 공간과 비즈니스 툴을 제안할 시기이다. 앞서 세 가지 제안한 것 외 더 많은 요구와 필요성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 불확실성의 안개가 깔리고 있다. COVID- 19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리테일 업계도 매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위기 속에서 리테일의 방향성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고 대비를 한다면, 사람들에게 뜻밖에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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