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 있다라는 말은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디테일 하다는 흔히 꼼꼼함이나 지나치게 소소함을 챙기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실은 배려와 정확성에 대한 태도이다.  

디테일에는 숨은 힘이 있다. 일상에서는 상대방의 소소한 관심으로 시작해 배려로 이어지고, 업무에서는 사물에 선택과 집중을 높여 정확성으로 이어져 좋은 결과를 낳는다.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

마케팅에서 자주 사용하는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라는 말은 세밀한 부분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고대 그리스의 격언인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에서 유래되어 경구(警句)로 사용되고 있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인터뷰에서 자주 사용하기도 했던 말로,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최고의 품격을 지니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사소한 부분에 숨어 있는 신비스러운 요소가 디테일이며 사물의 규칙은 디테일 안에 존재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의 경영 컨설턴트 왕중추는 그의 저서에서 디테일을 매우 작은 사물이나 실무 속에 내재된 관계와 본질을 반영하는 것으로 어떤 목적을 가진 관계나 시스템과 연결되면 존재의 가치와 의미가 커진다고 서술했다즉 사람, 사물 등 각각의 개별적으로 내제된 고유한 요소와 관계를 디테일하게 분석한다면 탄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영역에서 디테일이 만병통치약으로 통하지는 않는다.  

디테일은 일부 영역에 한해 가치가 있으며 특히 진정성이나 차별화가 필요한 영역에서 더 큰 파급력을 갖는다.

 

제품의 상향평준화로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할 때, 여기저기 멋진 공간디자인들이 넘쳐날 때, 그동안 사소하다고 판단되던 것이 고객 불편으로 이어졌을 때처럼 브랜드와 제품을 차별화하고 고객의 체감가치를 높여야만 할 때 디테일은 빛이 난다고객 역시 남다른 차별성과 배려를 느끼게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공간을 대할 때 비로소 브랜드 가치를 인식하며 더 나아가 충성고객으로 연결된다.   

브랜드가 시각적으로 독특하고 완벽하다고 고객들이 무조건 감동하지는 않는다고객은 작지만 의미 있고 나도 모르게 원하던 것을 마주하고 공감했을 때라야 마음을 연다.  

고객은 그동안 필요로 했던 기능과 디자인, 세심한 배려의 공간, 그리고 불편 사항을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직원의 태도 등 섬세한 부분에서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기업이 고객과 나눌 수 있는 가치는 브랜드 관점이 아니라 고객 관점으로 시작된 사소한 그 어떤 것들이다.

 

고객의 니즈와 불편을 해결한다

디테일로 승부해온 기업 사례들은 우리가 이미 제품이나 시스템, 공간을 통해 경험했다이들 기업들은 고객 가치 관점에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섬세하고 집요하게 통찰함으로써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어떤 것에 불편함이 있는지, 더 나아가 고객 자신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숨겨진 니즈까지 충족시킨다.  

그 결과 빠르고 정확하게 시장에 스며들어 성공에 이른다.

 

마켓컬리는 세상에 없던 샛별배송으로 큰 성공을 이루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신선한 식재료가 현관 앞에 방치되는 불편함으로 시작된 김슬아 대표의 고민은 고객이 집에 항상 있는 시간이 출근 전이라는 결론을 얻었고, 이 발상의 전환이 바로 새벽배송 시작이었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배송 받고 싶은 직장인, 맞벌이 가구, 아침에 신선한 배송을 원했던 소비자의 잠재욕구와 불편을 마켓컬리는 비즈니스 기회로 바꿔냈다

 

쿠팡은 고객이 주문과 동시에 익일배송을 받고 싶은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중심으로 쿠팡이 직접 개발한 기술과 시스템 그리고 자체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로켓배송을 구현했다.  

쿠팡의 배송서비스 모델이 최근 다크 스토어(dark store)라는 유통구조를 빠르게 안착시켰다.

 

고객의 숨겨진 니즈까지 찾는다

소비자 니즈는 소비자 스스로 인식하는 니즈와 숨겨진 니즈 두 가지로 구분된다.  

소비자가 인식하는 니즈는 표현을 통해 알 수 있지만 숨겨진 니즈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소비패턴 등을 디테일하게 관찰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브랜드가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제시할 때 고객은 더욱 열광하고 충성한다. 소비자 자신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니즈가 독특한 구매과정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패스트컴퍼니(미국 경제매체)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이자 D2C 스타트업 시대를 연 기업으로 와비파커를 꼽았다미국의 비싼 안경 값과 유통구조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와비파커는 공장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안경이 배송되는 홈 트라이온(Home Try-On)’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선보였다.  

오프라인 판매 방식을 고수했던 기존 안경점과 달리 와비파커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써보고 싶은 안경 5종을 고르면 샘플을 고객의 집까지 무료배송 해준다

고객은 5일 동안 충분히 체험할 수 있고 마음에 들면 바로 주문해 맞춤으로 제작된 안경을 받는다. 

이처럼 와비파커는 비싼 안경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무료체험과 유통구조, 서비스 혁신으로 개선했다.

 

와비파커가 D2C 스타트업 시대를 열었다면 젠틀몬스터는 예술을 융합한 공간 활용과 고객 경험을 확장시켰다.  

젠틀몬스터는 새로운 쇼룸을 오픈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공간마케팅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화제를 모았다.  

기존 매장 이미지와 다른 차별화된 공간마케팅으로 타 업종에도 벤치마킹을 할 만큼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와 같이 젠틀몬스터는 전혀 새로운 공간 시도를 통해 대중들의 감성을 깨우며 새로운 감각과 디테일함으로 그들을 만족시켰다.

12월에 오픈한 성수동 ’LCDC SEOUL’ 복합문화공간을 둘러보면서 브랜드가 얼마나 디테일해졌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기존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스몰 브랜드들을 큐레이션하여 공간, 콘텐츠, 아트, F&B까지 통합한 감도 있는 설계로 대중에게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의 발견 그리고 공간을 통한 감성과 영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을 제시했다이는 위드코로나 시대에 고객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향유, 문화 등을 선사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한다.

 

작은 차이, 큰 감동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온라인화 했다. 고정된 장소에서 하나의 정체성으로 살지 않는 메타버스 시장이 확장되면서 현시대 소비자는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편리함과 다양한 구매경험에 익숙해졌다.  

동시에 소비자는 이같은 구매경험에 만족하지 않고 브랜드를 자신의 일상적인 관계에 놓이기를 원한다

고객들은 브랜드가 자신과 관련된 니즈와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감동한다. 또한 고객은 큰 혁신, 최고의 상품을 기대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차별적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앞서 언급했듯이 디테일은 배려와 정확성에 대한 태도이다.

 

스티브 잡스는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이처럼 숨겨진 고객의 니즈를 읽어내고 사소해서 버려지기 쉬운 작은 것들까지 발굴하려는 노력은 결국 고객에 대한 배려이자 브랜드 정확성의 표출이다.

 

- 이글은 패션포스트 매거진에 기고한 칼럼을 재편집하였습니다.





유통업계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되면서 매장의 가치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해진 요즘,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로 디지털과 온라인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는 점점 일반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제품구성과 소비의 가치 그리고 트렌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힙한 공간을 찾아 나서며 온라인에서 맛볼 수 없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가능한 새로움을 갈망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며 다양성과 재미를 추구하고 SNS를 통해 가치관과 소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MZ세대에게는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에 새로운 접근법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신개념 매장들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성수동 보마켓

 

신개념 식료품 매장이 떠오른다

 

유통채널 강자로 불리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그리고 편의점은 지금까지 유통업계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채널이 점차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대체하며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영향력은 감소하기 시작했다이후 오프라인은 비즈니스 변화에 맞춰 새로운 MD 구성과 공간혁신을 바탕으로 체험, 비주얼, 콘텐츠 등 고객 경험의 가치와 새로운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렇듯 유통채널은 어느 때보다 고객 가치와 새로운 서비스로 매장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소규모 유통업체들은 생활밀착형, 동네 플랫폼을 지향하며 기존 대형유통사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개념 편의점

유통채널의 막내 격인 편의점의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바로 MZ세대가 있다. 편의점은 마트보다 다품종 소량 소비가 가능하고, 이벤트 및 협업 상품이 맛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마트보다 접근은 쉽고 트렌드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최근 편의점은 소매점을 넘어 세탁, 배송, 금융, 구독 서비스부터 고가의 상품까지 다양한 서비스로 판매영역을 확대하며 만능 생활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름 그대로 편의만을 제공해서는 나만의 취향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어렵다 

이런 변화를 반영해 최근 MZ세대 취향에 맞는 식료품과 라이프스타일, 문화 콘텐츠, 패션 등으로 공간을 채워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른 곳이 있다 

바로 신개념 편의점인 나이스웨더, 고잉메리, 보마켓, 먼치스앤구디스 등으로 이곳들은 기업과 협업을 통한 큐레이션 상품을 진열하고, 지역과 구매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콘텐츠와 공간을 구성하는 등 그 매장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는 강렬한 콘셉트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신사동 나이스웨더

신사동 가로수길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은 나이스웨더(NICE WEATHER)화창한 날씨라는 이름처럼 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을 연상케 하는 공간디자인이 특징이다 

매장 한쪽 벽에 커다랗게 부착된 편의점문구는 지나가는 행인 누구라도 이 공간이 편의점이라 것을 인식시켰다. 나이스웨더는 아우어베이커리로 유명한 CNP가 선보인 신개념 편의점 콘셉트의 편집숍이다 

기존 편의점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공간구성과 식료품, 의류 그리고 아티스트의 작품을 비롯해 생활용품(주방, 가구, 레코드, 화장품 외), 디자인 매거진 등 여러 가지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콘텐츠, 새로운 소비 경험 제공 등 나이스웨더만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편의점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을지로 고잉메리

고잉메리는 기존의 리테일(편의점)F&B(분식점) 형태를 접목한 신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20~30대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요괴라면이 화제를 모으며 옥토끼프로젝트 문화전문가 그룹을 통해 알려지면서 고잉메리가 등장했다 

고잉메리는 광고 수익을 높이는 신개념 비즈니스이다. 다수의 셰프 및 기업과 협업 관계를 구축해 매장에서 다양한 신메뉴와 제품들을 선보임으로써 협업 기업은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제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다 

이처럼 고잉메리는 프리미엄 편의점 콘셉트와 재미난 음식을 만날 수 있는 신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써 브랜드가 시도할 수 있는 여러 마케팅으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종로와 을지로의 뉴트로 감성을 담았으며 마치 골목 상점에 들어온 듯한 느낌도 살렸다.

 

슈퍼마켓인가 카페인가?

 

성수동은 힙합 감성을 담은 서울의 핫플레이스를 대표하는 장소이다. 수많은 기업을 비롯해 소상공인들이 성수동에 집결하는 이유기도 하다. 성수동 특유의 거칠고 낡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과 힙한 감성은 복합문화 공간은 물론 카페와 레스토랑 등 F&B 매장은 물론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매장까지도 집결하게 했다 

한남동 남산맨션 상가에 미제가게 콘셉트로 시작된 보마켓은 경리단길과 만리동에 이어 서울숲에 4호점을 오픈했다. 서울숲점 보마켓은 외관부터 이국적인 공간을 기대하게 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식물들이 뿜어내는 녹색이 산뜻한 이미지를 주며 소품들은 따뜻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각각의 개성 넘치는 진열대에는 식료품과 와인, 라이프스타일 소품 등 색다른 상품구성들이 시선을 끈다 

이들 상품구성 상당 부분은 동네 주민들과 공유하고 싶어 큐레이션한 것들로 보마켓 유보라 대표가 직접 사용해본 전세계 식료품 및 잡화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음료 및 식사 주문 시 사용되는 쟁반은 실제로 매장에서 판매되는 쟁반으로 구입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제품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체험을 유도했다

보마켓

보마켓은 기존 식료품의 비즈니스를 넘어 차별화된 MD 구성과 공간 전개로 식료품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F&B를 접목해 식품매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성수동 먼치스앤구디스

성수동은 이미 복합문화공간으로써 지리적 특성이 부여된 곳이다. 골목을 거닐기만 해도 힙한 공간들이 시선을 머물게 하고, 궁금한 나머지 결국 입장하게 하는 곳이 성수동이다 

골목골목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들을 지나가다 보면 인더스트리얼 인상을 주는 공간들 사이에 식료품을 베이스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용품을 취급하는 먼치스앤구디스를 마주한다 

거친 질감의 회벽 테두리와 대비되는 크림색상의 프레임과 화이트색 차양 그리고 유리창의 일러스트와 타이포그래피는 런던의 한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동네마켓 인상을 준다 

내부는 전반적으로 빈티지한 이미지가 강조되는 형형색색의 제품과 패키지 그리고 해외 각지에서 들어온 재미난 먹거리들은 이곳 공간의 재미와 감각을 충분히 경험토록 한다 

그 외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들을 구경하다 보면 손에 자연스럽게 바구니를 들게 한다. 먼치스앤구디스에서 구매한 베이커리와 음료는 건물(플라츠) 야외공간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코로나가 할퀸 도심 상권은 점점 공실률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거리풍경마저 흉물스럽게 변해버렸다. 코로나가 소비 동선과 상권을 온라인으로 이동시켰음에도 새로운 관점으로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쇼핑방식과 소매 경험을 시도하는 공간들이 생기고 있다. 

현시대의 리테일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공간디자인과 고객가치를 신개념 매장으로 바꿔 기존 유통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신개념 비즈니스 모델로 오프라인 영역을 확실하게 지켜내고 있다 

소비자는 새로운 경험과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쇼핑공간을 원한다. 특히 가치가 더해진 쇼핑을 추구하는 MZ세대는 기존에 볼 수 없던 감각을 자극하고 경험을 채우는 공간을 찾아 나선다. 이러한 니즈가 결국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이글은 패션포스트에 (MZ세대가 좋아하는 신개념 식료품 공간) 주제로 기고했던 칼럼을 재구성하였다


  1. BlogIcon felicidad 2021.12.20 21:19 신고

    좋은 글 재밌게 잘 읽고갑니다. ..저는 맛집과 여행을 주제로 열심히 포스팅하고 있어요~ 시간 나실때 제 불로그에 함 놀러와 주실래요?



몇 년 전, 일본의 세일 풍경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도쿄 출장 때마다 방문했던 하라주쿠 쇼핑몰들은 늘 참신한 디자인과 독창적인 공간 전개를 선보였다. 하지만 세일기간이 되면 진풍경이 펼쳐졌다

도쿄 라포레

 

데이터 스모그

그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쇼핑몰들은 돌변해 건물 전체가 거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각종 포스터와 가격고지 안내판이 공간을 도배했다 

직원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플래카드를 들고 춤까지 추는 풍경은 시끌벅적한 우리네 전통시장과 묘하게 닮았다. 이렇게 매년 일본 세일기간 풍경은 무척 흥미롭지만 결정장애를 일으켜 무엇을 사야 할지 당황하게 했다. 

수많은 데이터 모두가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매일매일 쏟아지는 과잉정보들은 마치 답답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스모그와 같은 영향을 준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셍크(David Shenk)는 저서 데이터 스모그에서 쓸데없는 정보가 마치 공해처럼 개인의 삶에 피해를 준다는 의미에서 정보 폭식 시대의 반작용을 우려했다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지만 정작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해 선별하는 인식과 시간적 여유는 없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광고 문자와 이메일을 받고 있으며, TV 시청을 비롯해 SNS에서도 매일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간다.

 이러한 데이터 스모그는 우리의 인식과 사고의 질을 떨어뜨려 정보피로증후군에 시달리게 한다. 그렇다면 데이터 스모그 현상은 온라인에서만 일어날까? 어쩌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빈번한 것은 아닐까?

 

선택지가 많으면 구매결정에 어렵게 만든다 .photo  구글

 

선택지가 많을수록 구매 포기

온라인은 가격을 비롯해 모든 것을 비교하는 공간으로써 클릭 속도만큼 빠른 구매결정을 유도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스템인 온라인 이용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는 더욱 빠르게 쇼핑을 해결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사태가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구매하며 소비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비대면 플랫폼의 활성화는 오프라인 소비를 크게 위축시켰음에도 오히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 매장에 공들이며 파격적인 공간 전개로 소비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들도 있다 

이러한 기업의 행보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획득하게 하고 결국 브랜드 선호와 충성고객으로 이어졌다.

 

< 일본 돈키호테 >

이렇게 시대적 배경과 소비자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과거에 성공을 안겨줬던 익숙한 전략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근시안적 브랜드도 많다.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들은 시대 흐름과 소비자의 안목을 따라가지 못해 결국 뒤처지면서 외면받게 된다

 

잘 팔리는 매장의 비즈니스 전략

매출이 낮은 매장일수록 데이터 스모그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저해하는 복잡한 매장 레이아웃과 상품 전개, 넘쳐나는 정보들로 결정장애를 일으키는 환경 그리고 흥미롭지 않은 공간디자인 등이 매출이 저조한 매장들의 특징이다. 

즉 소비자보다는 판매자 관점으로 매장을 운영해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렇다면 잘 팔리는 매장들은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1. 단순한 공간구성 

오프라인의 강점은 바로 구매이다. 제품을 선택하면 즉시 손에 넣을 수 있다. 반면 제품 비교구매나 상품설명이 온라인보다 부족하고 결정적으로 상품을 바로 가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오프라인의 강점은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매장환경과 시스템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매장 레이아웃(배치) 기술에 따라 고객이 상품을 쉽게 찾고 오랫동안 머물게 하여 더 많은 상품구매를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입구부터 빼곡한 상품진열과 각종 포스터를 전개하기보다는 고객이 들어가기 쉽고, 상품을 빠짐없이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선 확보 등 소비자 중심 레이아웃 기술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상품을 보물 찾듯이 헤매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이를테면 매장 콘셉트가 일본 돈키호테의 만물상처럼 정신없는 분위기를 표방하지 않는 이상 매장은 단순하고 쇼핑 과정이 편리할수록 소비자는 더욱더 오래 머물기 마련이다.

 

< 상품정보에 집중할 수 있는 레이아웃과 상품전개 >

 

2. 카테고리 휴리스틱

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있는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만큼은 여유롭길 기대한다. 무수히 많은 상품들과 광고물에 휩싸인 공간이라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그 공간에서 나가고 싶어 한다 

선택지가 많으면 의사 결정 과정에서 과거 경험이나 주관에 의존해 빠르게 판단해 구매를 결정하는데, 이처럼 직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행동 법칙을 휴리스틱(heuristic, 어림짐작)’이라 한다. 

휴리스틱은 제안된 정보와 시간적 제약이 있을 때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현실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접근법이다. 

이러한 휴리스틱 방식으로 제품을 카테고리별로 묶어 볼륨 전개를 하거나 주력상품과 연관상품을 연계해 구성하면 구매 의사 결정을 빠르게 돕는다. 여기에 효과적인 레이아웃 설계는 카테고리 휴리스틱 효과를 더욱 높인다.

 

3. 적절한 인스토어 프로모션

인스토어 프로모션(In-Store Promotion: ISP)이란 점포 내에서 각종 판매촉진을 통해 구매율을 높이는 제반 활동을 말한다. 가격 인하, 전단, 쿠폰, 신상품, 샘플링 등 최소의 촉진 비용으로 고객의 구매와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인스토어 프로모션을 잘 활용해 고객 스스로 정보를 판단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적재적소에 정보를 노출하면 충동구매로 연결된다. 하지만 지나친 ISP 표현은 오히려 고객의 선택과 구매 결정에 방해요소로 작용하므로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

 

4. 독창적인 공간 디자인과 체험

매장은 물건을 두는 곳이 아니다. 상품만 가득 채워진 매장은 창고와 다를 바가 없다. 매장은 공간과 고객 그리고 체험요소가 조화를 이뤄야만 구매로 이어지고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는 이미지로 작용한다 

즉 공간을 둘러싼 환경은 소비자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공간 디자인은 새로운 영감과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제품과 이어진 체험 요소들은 브랜드를 인식하게 하여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호감도를 높인다.

 

구글이미지

 

5. 매장의 주인공은 상품이다

리테일 매장을 연극무대와 비교해보자. 배우를 상품이라 생각하고 화려한 무대장치들로 꾸며진 연극을 관람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아무리 무대장치 및 음향이 뛰어나도 주인공의 발 연기는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공간 디자인과 비주얼 머천다이징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상품이 고객 니즈(디자인, 품질, 가격 등)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상품을 담는 공간 디자인은 분명 중요하지만 매장의 주인공은 역시 상품이다

 

다시 일본 세일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 그 기간에 쇼핑몰은, 고객 편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오히려 구매하기 어려운 매장환경이 된다. 그런데도 현장은 마치 하나의 축제와 같았고 고객들은 직원들과 환호하면서 세일을 즐기고 있었다 

세일이 끝나면 바로 기존의 세련되고 독창성을 내뿜는 매장으로 돌아간다. 즉 세일기간과 상시기간의 환경 조건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아마도 매장이 일 년 내내 세일처럼 혼란스러운 환경이라면 고객은 새로움과 흥미로움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많은 선택지는 데이터 스모그가 되어 피로감만 가중시켰을 것이다.

 

 

 

-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과거가 갖는 잠재적 가치를 현재와 미래 세대까지 이어지게 하는 힘

이것이 뉴트로가 갖는 시대문화적 의미이자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 

 

디지털 기술의 진보가 오히려 옛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한두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정보 검색과 쇼핑이 가능할 만큼 라이프스타일은 간편하고 풍요로워졌다그럼에도 어느 때보다 사람들은 고독과 공허함을 느끼며 정서적 안정과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정서적 변화와 니즈를 반영하듯 기성기업은 물론 정보화, 기술의 진보를 내세우는 IT기업조차 감성을 매개로 과거의 향수와 감각을 자극하는 제품 패키지를 선보이거나, 오래된 주택 공간을 활용해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방법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한다.  

이러한 뉴트로 마케팅 전략으로 MZ세대에게는 새로운 감성과 취향을, 기성세대에게는 과거의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킴으로써 브랜드와의 교감을 높이려고 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뉴트로의 매력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레트로(Retro) 열기가 팬데믹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레트로는 기성세대에게는 과거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고, MZ세대에게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경험으로 뉴트로 감성을 선사한다.

 

레트로와 뉴트로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레트로는 추억이라는 의미를 가진 ‘retrospect’의 앞부분에서 파생된 단어로 회상’ ‘회고의 뜻도 포함한다. 레트로가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고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새로움 ‘new’와 레트로 ‘retro’가 합쳐진 단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즉 단순한 복고가 아닌 복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으로 오래된 것을 소환해 현대적 가치를 입혀 새로운 복고의 탄생을 의미한다.

 

레트로가 갖는 옛것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 그리고 사회적 배경 중심에는 디지털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융합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은 사람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편리한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피로감과 공허함을 야기 시킨다

 

때문에 사람들은 디지털의 편리함에서 벗어나 조금은 귀찮고 시간이 걸리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소비자의 인식과 니즈를 반영한 뉴트로 디자인들이 MZ세대를 주축으로 향유되고 있다

 

< 연남동 단독주택을 활용한    데스커 디자인스토어 >

오래된 단독주택을 활용한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몇 년 전부터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뉴트로는 디자인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공간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도시개발로 뭐든지 싹 갈아엎던 방식에서 벗어나 근대 건물이나 주택을 되살려 과거의 오래됨과 현대의 새로움을 융합한 장소들이 등장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익선동, 을지로, 성수동 등이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으며, 특히 익선동은 최근 서울에서 가장 힙한 장소로 탈바꿈했다한옥 형태와 구조, 좁은 골목길의 특징을 살려 카페, 레스토랑, 디자인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으로 걷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동네다. 익선동과 가까운 을지로는 지역의 역사적 특성을 살리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됐으며, 성수동은 공장과 창고 등 오래된 공간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융합했다

 

이들 뉴트로 공간들은 오래된 것을 버리고 철거하는 대신, 과거에 머물렀던 장소와 이야기를 새로운 가치로 재해석하며, 공간이 지닌 옛이야기와 켜켜이 쌓인 시간의 기록을 담은 스폿들로 떠오르며 대중에게 주목받고 있다. 역사적 흔적인 구조체를 재활용한 공간이 현대 공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잠재적 가치를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까지 전달하기 때문이다.

민지맨션

언론사가 뉴트로 공간에서 MZ세대와 소통하는 법

최근 중앙일보가 오래된 단독주택을 활용해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한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중앙일보 자매회사인 JTBC가 홍대에 ‘JTBC Play’ 공간을 마련해 브랜드 체험 및 홍보에 나섰다그리고 올해 6월 중앙일보는 독자(소비자)와의 소통 공간으로 60년대 단독주택을 활용한 민지맨션프로젝트 1호점을 한시적으로 홍대에 선보였다

 

민지맨션은 MZ세대가 지향하는 소비 가치관을 경험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MZ세대의 관심사인 지속 가능성과 나를 표현하는 방식 그리고 레트로와 헤리티지를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설계했다

언론사가 팝업 스토어를 전개한 이유가 뭘까

지면보다 온라인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에 기성 언론사들은 대다수가 독자의 연령층이 높고신문의 수익원은 지극히 제한적인 상황에 놓였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기성 매체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이에 기성 언론사들은 2030세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뉴스 코너 등을 신설하며 젊은 독자에 다가서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언론사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타업계 기성기업들도 MZ세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기업이 MZ세대를 소비자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들을 주요 목표 고객의 하나로 설정해 그들의 속성 및 욕구와 추구하는 가치를 분석하며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최근 기업들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의 공간으로 현대적인 공간이 아닌 오래되고 낡은 건축공간을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MZ세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다양성을 갖춘 세대로 자아에 대해 좀 더 자유분방하고, 상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을 즐기는 세대라는 점이다동시에 뉴트로 공간은 과거를 재해석함으로써 역사성의 발견과 새로운 경험에 참여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 연희대공원 -  오래된 주택을 현대적 감성으로 융합 >

 

뉴트로 공간의 3가지 전략

기업들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높이기 위해 오래된 단독주택 및 낡은 산업 공간을 활용해 팝업 스토어나 전시 등을 운영하지만 모든 뉴트로 공간이 소비자에게 감동이나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뉴트로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제대로 전달하고 소비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1. 새로운 가치로 공간을 활용한다

뉴트로 공간은 그 공간의 시간성과 가치를 보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낡아서 버려진 산업 공간이나 노후화된 주택을 활용하면서 낡은 물리적 요소만 드러내는 재생이나 이벤트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 공간이 지닌 과거의 요소와 의미 그리고 상징성을 드러내며 새로운 가치로써 공간을 활용해야 감성을 불러올 수 있다

 

앞서 민지맨션의 공간은 60년대, 대한민국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주택을 그대로 활용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하지만 설계가 뉴트로 공간의 특성과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브랜드와 제품들 그리고 고객 경험에만 치우쳐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2. 복고에 현대적 감성을 담는다

뉴트로 공간은 오랜 시간 축적된 공간의 본질과 특성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요소와 융합된 독창적인 디자인이 필수다. 건축물의 고유성과 현대적인 요소가 대비되어 내제된 감각과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모두에게 좋은 놀이터가 된다. 결국 방문객은 기업의 철학에 몸소 공감하며 이렇게 쌓인 호감은 제품 및 서비스의 구매로 연결된다

 

3. 뉴트로는 재현이 아니다

레트로가 과거의 것을 추억하며 과거 콘텐츠를 재현하고 소비하는 방식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의 것을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해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뉴트로 공간이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오래된 물건들만 채워진다면 박물관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남방앗간- 오랜된 벽지는 노출한 공간

뉴트로 공간은 과거와 융합된 새로움이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가 접한 과거의 스토리가 현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에게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그들의 감성에 맞는 현대적 요소를 융합해야 한다. 그들과의 접점 요소가 있을 때, 젊은 세대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을 획득하기 위해 방문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옛것의 의미와 가치를 상기시키며 정서적, 창의적 감성이 감화가 되는 뉴트로에 더욱 열광한다. ‘뉴트로는 사회, 경제적 부분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오래되고 촌스럽다고 여겨졌던 제품과 공간들이 현대적 감성을 만나 메가 트렌드(지속시기 10년 이상)로 자리 잡은 지금의 모습이 이를 충분히 방증한다. 뉴트로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카페는 어느새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으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직장인들이 식사 후 자연스럽게 카페로 향하거나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우르르 업무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과거 다방이 주류였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거리 풍경이다

 

그만큼 바쁜 도시인들에게 카페라는 공간은 집과 직장 사이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3의 공간으로서 휴식처이자 관계의 장 그리고 새로운 경험의 공간이 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 깊숙하게 파고든 카페는 소비자의 인식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공간 디자인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카페는 점점 독창성이 강조되면서 저마다 고유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기반으로 승부를 건다. 이러한 카페의 차별성은 이용자 마음을 사로잡으며 감성적 경험 획득과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험의 공간으로 거듭난 다방

유럽의 살롱에서 유래된 카페는 한국에서는 다방이라는 명칭으로 시작됐다. 1920~1970년대까지의 다방은 문인들의 교류의 장소이자 문화·예술 담론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다방은 본래의 존재 목적을 잃고 상업화, 유흥을 조장하는 공간으로 변질되면서 비난과 비탄의 대상이 됐다

 

주로 지하층에 실내 공간은 어둡고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는 등 대체로 폐쇄적인 분위기를 띠었다. 이후 다방은 국내외 커피 체인점들의 등장과 정보화 통신의 발달 등 사회적 변화와 함께 차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2021년 현재, 다방은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재조명되고 있다. 당당히 다방이라는 간판을 달고 MZ세대에게 과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 MZ세대에게는 과거 문화와 현재의 시대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오래된 주택을 활용한 뉴트로 감성의 카페를 등장시켰고 복고풍과 커피 그리고 베이커리를 좋아하는 이용자의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공간 디자인이나 기막힌 전망으로 지역의 명소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카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카페 변화의 중심엔 SNS가 있다.

 

카페는 자기표현의 욕구를 실현하는 공간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많아지고 외부활동은 줄어들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해외여행 사진을 SNS에 올려 자신을 표현하곤 했지만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SNS의 배경은 자연스럽게 국내 공간으로 바뀌었다

 

국내 여행지나 도심 속 새로운 공간으로 떠오르는 카페를 배경으로 SNS 피드를 하며 마치 해외여행 사진에 대한 대체품인 듯한 카페 공간 사진을 올림으로써 자기표현 욕구를 실현하고 있다

 

카페의 창을 바라보는 이용자의 인식 변화

서촌 델픽 카페

카페 공간 가운데 최근 SNS에서 가장 많이 피드되는 영역은 프레임, 즉 창()이다. 창은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나누는 벽이면서 동시에 내·외부를 연결해주는 소통의 기능을 한다 

창문의 프레임을 통해 상상의 공간에 대한 사고의 반영을 투영하고 싶은 욕구로써 카페의 창밖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들이 카페의 창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뭘까

연희대공원 창

 건물의 창은 눈이다. 심리적·정서적으로 매우 중요한 건축적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창문은 빛과 공기를 순화시키고 건물의 안팎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한 창이 우리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구이며 소통과 관계의 상징이고 우리의 삶과 생활을 투영하는 거울이자 액자가 되기도 한다

 

일상의 일부였던 창이 코로나 이후에는 그 의미가 달라졌다. 비일상적인 존재로서 창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제 창은 낯선 세계에 대한 흥미로움을 자극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생활반경이 좁아진 시대에 상상 이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조망이 좋은 큰 창이 있는 카페라면 한 번쯤은 그 공간에 머물고 싶어진다. 해외여행 못지않은 경이로운 뷰를 갖춘 카페에서의 공간 경험은 바로 SNS 업로드로 이어진다

 

최근 SNS에 피드된 사진들에서 주목할 부분은 프레임 안에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멋진 풍경만 전달했다면 현시대는 그 장소, 그 공간에 자신도 있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개방감을 주는 공간에 대한 열망의 표출하는 동시에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결과물이다. SNS를 통해 일상에서 비일상의 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자기실현과 자기만족을 표현하고 있다

 

창은 지붕과 벽에 낸 구멍으로 태생적으로 벽이라는 울타리를 파괴하는 역할을 지녔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창을 통해 비일상을 체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SNS 피드를 채우는 공간

다방에서 시작된 카페 문화는 사용 목적 및 라이프스타일 취향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장소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대면 활동이 제한적인 요즘, 카페는 현대인들에게 어느 때보다도 힐링의 공간, 가치 표현의 공간, 경험의 공간 등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더불어 SNS 사용 확산으로 카페 공간은 더욱 가변성과 복합성을 갖게 됐으며 소비자는 공간이 주는 감성과 자기표현 요소에 집중하며 카페의 소비 가치가 높아졌다

 

카페가 점점 SNS 피드를 채우는 공간이 되고 있다. 규모도 커지고 감각적으로도 뛰어나며 시각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지닌 카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카페는, SNS를 통해 검색하고 소비한 뒤 다시 SNS에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함으로써 객체적이고 수동적인 욕망과 욕구를 주체적으로 실현하는 소통의 공간이 된다.  

인사동에 위치한 웅녀의 신전은 조형적으로 독특한 공간이다. 외관과 입구문까지 돌로 꾸며져 마치 유적지를 연상케 한다. 간판도 없어 지나가는 행인은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생경한 이미지를 준다

 

내부는 웅녀설화를 주제로 꾸며져 있으며 특히 중앙의 신단수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압도적이다. 차가운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신단수 앞에서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웅녀의 모습이 상상될 만큼 조명과 음향 그리고 조형물의 조화가 신선하다

카페의 생경함 혹은 익숙함

요즘 대형 카페에 비해 좁은 규모임에도 3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만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쑥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블씨엔씨(미샤)의 쑥 제품 라인을 알리기 위한 카페로 매장 어디에도 자사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은 점이 오히려 공간에 집중하게 한다.

 

이처럼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이색적인 공간 콘텐츠로 대중의 이목을 끄는 카페가 있는가 하면, 오래된 주택을 재생해 과거를 기억하고 추억을 나누는 카페도 있다.  

한옥을 현대 감각과 융합하여 새로운 감성으로 연결한 카페, 오래된 단독주택을 개조한 카페 등 과거의 시간을 지닌 카페 공간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새로움의 공간이 되어 주고 있다

 

특히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는 주택 외관은 70~80년대 모습 그대로 보전하고 내부는 주택 특유의 분할된 공간을 토대로 리모델링함으로써 신축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친밀감과 아날로그 감수성을 자극한다.  

과거의 건물을 활용한 카페들은 로컬 콘텐츠와 연결해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고 있다

카페가 새로운 경험의 공간이자 SNS 피드를 채우는 공간이지만, 정작 쉬고 싶고 집중할 공간이 필요할 때는 새롭고 유명한 카페 공간이 아니라 익숙하고 편안한 카페를 선택한다. 이유가 뭘까? 카페의 본질이 여전히 휴식의 공간으로 남아있기 때문 아닐까.

 

크리스토프 르페뷔르의 저서 카페를 사랑하는 그들에 나오는 글귀로 이글을 마무리한다. “카페는 영혼의 안식처이자 소통의 장소이다.”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아티클을 재편집하였습니다.





세상의 축이 온라인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얼굴을 보며 물건을 사지 않는다. 코로나 19 이후 가상공간을 자주 접하게 된 것 역시 사실이다그런데도 소비자는 오프라인 공간의 물리적인 가치와 의미를 떠올리며 가상공간에서 느끼지 못한 감각을 실제로 경험하고 싶어 한다. 오감을 자극하며 감성과 영감을 직접 얻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접점을 유도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 전략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에 오픈한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과 이 달 오픈한 아더에러의 아더스페이스3.0 신사점이 있다이들 브랜드는 방문객에게 공간의 미적 가치를 제공하고 제품과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즐거운 경험의 끝판왕, 젠틀몬스터 도산하우스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강남에 ‘HAUS DOSAN(하우스 도산)’을 오픈하며 퓨처 리테일의 시작을 알렸다. 건물에 쓰여진 ‘HAUS 0 10 10 10 1’ 로고의 ‘HAUS’는 퓨처 리테일을 의미하며, ‘01’은 양자역학적 개념으로 여러 브랜드가 모여 만들어나갈 미래의 방향성을 뜻한다

 

하우스 도산이 기존의 젠틀몬스터와 다른 점은 퓨처 리테일 공간으로서 1층 라운지 공간부터 제품이 아닌 거대한 설치물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공간에서 즐거운 몸의 경험을 알리는 브랜드의 도전정신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하우스 도산의 또 다른 매력적인 공간은 자사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이다. 이 공간은 기존 코스메틱 공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조형물과 오브제 등 감각적인 분위기로 아름다움에 대한 미적 가치와 우아함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여기에 젠틀몬스터의 판타지를 더한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는 방문객의 미각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미디어 설치물이 공간을 감싸며 독특한 모양의 달콤한 디저트가 고객들을 반긴다

 

이렇게 하우스 도산은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브랜드들을 한 공간에 모았다. 이는 플래그십 스토어로써 단순히 시각만 강조하는 물리적 공간과 제품만으로 채워진 공간이 아닌 그동안 느끼지 못한 다채롭고 깊이 있는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제품과 브랜드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젠틀몬스터는 지속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며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절대적 지지를 받는 아더 스페이스 3.0 신사점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 만든 브랜드 아더에러역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패션을 매개로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아더에러는 홍대 매장에 이어 아더 스페이스 2.0 성수점을 브랜드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이후 젊은 세대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게 되면서 아더에러는 성수점 공간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버전인 플래그십 스토어 신사점 아더 스페이스 3.0’ 공간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아더에러 플래그십 스토어의 파사드는 아더의 시그니처 재료인 적벽돌을 기반으로 설계된 직각 구조 외관이 특징이다. 성수점에 이어 신사점도 적벽돌의 직각 구조이지만 성수점과 달리 외벽에 시공간의 이동 과정에서 생긴 충돌과 균열을 3개의 해체적인 창문으로 표현해 행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6개 층이 각각의 스페셜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후면 계단 형태의 테라스는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6층 루프탑까지 이어진 계단을 올라갈수록 방문자에게 다음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내며 마치 계단을 통해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이미지를 준다

계단이 시공간을 상징하며,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건물의 실루엣은 각자의 리듬을 가진 고유시간들의 마찰과 변이, 연결 속에서 하나로 융합돼 무한하게 뻗어감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또한 3D 기반 디지털미디어 아티스트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아더의 뉴미디어 아트 커뮤니케이션을 표방하며 아더 스페이스 3.0의 메인 오브제 변형 물질 큐브는 결국 시공간의 연결로 재해석된다

 

각 층의 공간은 아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들로 꾸며졌으며, 마치 전시관을 둘러보는 듯 공간마다 아더의 아이덴티티를 기록하며 미래를 향해 나가는 과정을 방문객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3층 컬렉션을 소개하는 공간은 패션 아이템을 진열하는 곳을 넘어, 공간과 물질로 이루어진 각종 장치물을 통해 방문객과 조화로운 관계를 꾀하며 체험의 장으로 의미를 두었다

방문자 스스로 참여하는 모든 감각의 체험은 우리의 내면으로 들어와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정서로 다가가 기억에 닿으면 비로소 진정한 브랜드 경험이 되도록 공간은 상상하지 못한 시도들로 채워져 있다.

아더에러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고 소통을 이루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관과 이들의 가치를 알아본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제품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 두 브랜드 공간을 방문하면서 고객이 찾아가고 머물고 싶게 하는 공통 요소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낡음과 새로움의 조화로움이다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과 아더 스페이스 3.0 공간은 우리가 익숙한 콘크리트나 적벽돌의 재료를 활용해 익숙하지만 감각적 이미지로 접근을 유도했다. 반면 내부에는 미래지향적인 오브제나 디지털미디어 아트 등을 적용해 디지털 세대와의 연결을 시도했다특히 젠틀몬스터는 매장의 얼굴인 1,2층에 해체 직전의 건물 잔해로 만든 조형물로 과거의 이미지를 연상케 했다면 3층에 위치한 안경매장에는 6족 보행 로봇으로 미래의 이미지를 담았다. 마찬가지로 아더 스페이스는 우주 공간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낡음과 새로움을 융합한 독특한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경험토록 했다.

 

둘째는 사고의 전환과 도전정신이다. 두 브랜드는 각 층 공간마다 재료, 아이템, 구조와의 생경한 결합으로 사고의 전환과 브랜드의 도전정신을 보여줌으로써 방문객에게 공간의 가치와 브랜드 정체성의 새로운 인식을 촉구했다이들 브랜드는 단순히 우리의 망막 위에 여정으로 머무르는 시각적 이미지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방문자에게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감동과 공감을 얻게 했다

이렇듯 두 브랜드는 각각의 콘셉트로 공간을 전개했지만 제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공간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셋째는 협업과 다양성으로 고객 스스로 공간을 찾아가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단일 브랜드로는 다양해진 고객 니즈를 충족시켜주기에 한계가 있다. 최근 브랜드들은 협업을 통해 여러 브랜드들을 한 공간에서 통합적 이미지를 구현해 보여주고 있으며, 아티스트와 협업한 제품디자인을 비롯해 3D 기반의 미디어 아트, 오브제 등을 통해 방문객에게 많은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넷째는 휴식 공간 제공이다. 지금까지 패션을 다루는 공간은 방문객에게 온전한 오감을 제공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가 도래함으로써 브랜드들은 고객의 오감을 충족시키는 다채로운 제품구성과 공간디자인에 힘을 쓰고 있다젠틀몬스터는 브랜드가 가진 미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하우스 도산에 선보였으며, 아더 스페이스 3.0텅플래닛카페 공간을 제공했다

패션 공간의 특성상 인간의 오감 중 미각만큼은 향이나 이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면 최근에는 휴식공간인 F&B 공간을 제공해 직접적으로 미각에 관한 욕구까지 채우며 완전한 오감 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품보다 공간 경험을 우선시했다. 앞서 소개한 브랜드들은 고객 경험을 중시하며 제품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공간이 되도록 오프라인을 디자인했다

 

구매행위는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고 신속한 쇼핑이 가능하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가치는 다르다.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오감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최근 브랜드들은 방문객이 공간과 감각으로 조우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브랜드 공간을 방문한 소비자는 제품보다는 공간을 즐긴다. 감각을 자극하고 새로운 사고를 유도하는 다양한 오브제와 공간 경험은 결국 브랜드 가치로 이어져 공간을 향유하게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돼 소장하고 싶은 브랜드로 각인된다젠틀몬스터와 아더에러는 코로나 19로 집콕에 지친 소비자에게 브랜드 공간이 지닌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PS- 이글은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재편집함.





고객은 항상 접해보지 못한 차별화된 상품 혹은 공간의 변화를 기대한다. 특히 코로나 시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일상 속에서 새롭고 자신의 감각을 자극하며 감성과 유희를 주는 것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즉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이나 공간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은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유통, 식품업계에서는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나 밀키트 제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식품 소비 중 성장세가 뚜렷한 분야가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가 아닐까

HMR·밀키트로 집밥을 차리다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정에서 요리하는 사람이 늘면서 식품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신선식품은 물론 다양한 양념과 향신료 등이 인기 식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밀키트의 매출은 점점 증가 추세로 어니스트 리서치(Earnest Research)에 따르면 작년 4월 온라인 기준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프레시지 밀키트 시장 트렌드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밀키트 판매액은 1,500억 원으로 전년(712억 원)보다 101% 증가했다고 한다.

현대인들의 식사 대안이 되어가고 있는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식품업계는 맛과 품질을 우선시하며 차별화 전략으로 프리미엄화, 편리성, 건강성, 영양성을 내세워 밀 솔루션(Meal solution) 경쟁에 나섰으며, 한식을 넘어 글로벌 푸드에 도전하며 가정간편식 메뉴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가정간편식 즉 가정 식사 대용식(Home Meal Replacement, HMR)’은 구매 후 바로 먹는 RTE(Ready To Eat)와 데워 먹는 RTH(Ready To heat) 두 가지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는 RTC(Ready To Cook)가 건강을 고려한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가정간편식은 완전조리 혹은 반조리 형태의 음식을 구매해 가정에서 바로 먹거나 간단히 조리해 먹는 음식으로 밀키트와 조금 차이가 있다

밀키트(Meal Kit)Meal(식사)+Ki t(키트, 세트)의 합성어로 쿠킹박스 혹은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린다. 손질된 식재료와 레시피가 함께 담겨 있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밀키트는 HMR의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는 RTC보다 업그레이드된 제품구성으로 집에서 요리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 혹은 맛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를 위한 쿠킹박스이다. 조리과정이 간단해 누구나 쉽게 집에서 근사한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최근에는 1인 가구를 포함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다인 가구도 손수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밀키트에 관심을 가지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맛집 음식도 해외 유명 음식도 OK

한 끼 식사라도 을 포기할 수 없는 소비자는 간편하게 식사를 도와주는 HMR를 즐기면서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간편식보다 손질한 식재료를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를 선호한다. 또 고객들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유명 맛집에서 즐겼던 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고 싶어 한다. 식품업계는 이같은 니즈를 반영해 유명 셰프 및 맛집과 협업을 통해 고품질의 레스토랑 간편식(RMR) 또는 밀키트 제품들을 출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한국인이 평소에 즐겼던 음식을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이 제한된 고객을 위한 HMR이나 밀키트 제안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소비자는 해외에서 맛본 음식을 집에서 즐기기를 기대한다. 물론 해외에서 접한 음식을 배달 서비스나 식당 혹은 식품 코너에서 접할 수도 있지만,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하는 글로벌 음식들을 더 다양한 HMR·밀키트 메뉴로 출시하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식품 및 유통업계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맛으로 HMR·밀키트 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도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HMR·밀키트를 자주 애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배출 쓰레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유통 및 식품업계는 친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포장재를 최소화하며 집에서 요리를 즐기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요리도 친환경으로 즐기다

지난봄, 런던 출장 중 런던을 대표하는 유통업계 M&S에서 새로운 형태의 밀키트 제품을 우연히 발견했다. 유명 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밀키트는 과일이나 채소처럼 식재료와 레시피가 망사에 담겨 있었다. 망사 포장재 안에는 신선식품이 낱개로 담겨 있었고 특히 액체 제품은 시중 판매되는 패키지 상품을 그대로 담아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재를 최소화했다

M&S 망사 포장재 밀키트
런던 M&S

기존 밀키트와 다르게 손질하지 않은 신선 재료를 2~3회에 걸쳐 조리할 수 있도록 낱개로 담았다. 즉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레시피만 참고하면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남은 재료를 같은 조리 방법 혹은 새로운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한 키트 상품이다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망사에 필요한 재료가 낱개로 담겨 있어 쇼핑 시간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은 더 나아가 신선 식품을 공산품화해 고객이 한 곳에서 원스톱 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소량 모둠 키트로 식재료는 신선하게 즐기고 쓰레기까지 줄이는 방법이 된다.

 

블루 에이프런 밀키트(미국 브랜드)- 손질되지 않은 식재료를 종이박스에 담아 포장재를 최소화함

기존에 없던 서비스와 제품을 원한다

소비자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자신의 니즈를 해결해 주는 브랜드에 주목한다. 브랜드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요구사항을 적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식습관이 바뀌었다. 특히 밀키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기존에 없던 서비스와 제품을 고객은 원하고 있다. 맛과 간편함, 그리고 고객의 건강과 식단, 기호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설계하고 더불어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최상의 전략이 될 것이다. 

 

 

*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컬럼을 재구성 편집함.

 






매장의 첫인상은 공간에 콘텐츠를 어떻게 구현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매장에 머무는 동안에는 직원들의 태도가 브랜드를 기억하는 최종 인상에 영향을 준다. 이처럼 매장의 인상은 사물과 사람사이를 실행 가능하도록 연결하는 공간 콘텐츠와 함께 소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접점, 즉 직원의 태도에 의해 형성돼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진다. 결국 고객이 다시 찾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 눈에 반하다, 공간 콘텐츠

소비자는 공간에 다양하고, 편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대한다. 콘텐츠의 영역은 크게 물질적 구성의 공간 콘텐츠와 무형적 자본 및 서비스를 총칭하는 프로그램으로 분류된다. 그 중 직원의 태도는 무형적 콘텐츠 영역에 속한다. 

매장 입구부터 내부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를 이끄는 것은 공간 콘텐츠다. 과거 콘텐츠가 미디어를 중심으로 사용돼 왔다면 현재는 문화콘텐츠, 디지털콘텐츠, 공간콘텐츠 등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콘텐츠가 추구하는 개념 역시 정보 전달형에서 고객 체험형으로 변하고 있다.

 

영단어 ‘content’의 어원인 ‘contentum’에서 알 수 있듯이 콘텐츠는 사용자의 만족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상업시설의 인테리어나 오브제 및 디지털 도구들은 소비자가 공간 콘텐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고 판매를 유도한다. 이렇듯 공간 콘텐츠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의 가치표현으로써 소비자와 관계를 유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브랜드의 철학에 다다르게 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만을 구매하는 매장이 아닌 콘텐츠가 있는 공간을 선호하며, 공간에서 전개되는 모든 요소들을 공간의 가치와 즐길 거리로 인식한다. 사물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즐거운 경험을 소비하려는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새로운 고객 경험과 특별한 서비스 접점을 통해 브랜드와 상품이 지닌 가치가 상승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더불어 고객과 직원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더욱 편안한 공간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다.

 

<일상비일상의틈>

 

다음 만남을 결정짓는 직원의 태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을 즐기는 Z세대는 쉽고 막힘없는 스마트한 매장 경험을 요구한다. 기성세대는 기꺼이 매장 직원과 접촉하고 조언을 구하지만, 젊은 소비자들은 방문 전부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심지어 판매 직원보다 제품정보를 보다 빠르게 습득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젊은 소비자들은 구매하는 순간까지 직원의 간섭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때때로 공유되지 않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매장 직원을 찾기도 한다. 이때 직원이 적절하지 못한 대응 매뉴얼을 제시하거나 심지어 고객보다 정보에 취약하다면 브랜드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비스 접점 직원은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며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하는 주체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자사브랜드 및 제품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직원의 태도로 인해 불편한 경험을 한 두 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매장에서 천천히 상품을 둘러보고 싶지만 소비자를 계속 따라다니며 구경한 상품마다 바로바로 정리하는 등 지나친 직원의 응대 때문에 쇼핑을 즐기지 못한 경우, 지나친 직원의 응대는 고객의 행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해 매장을 벗어나게 한다. 때론 직원의 침묵이 오히려 고객에게 편안함을 주고 서비스 선택권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쁘다혹은 잘 어울린다라는 직원응대는 의류매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자동응답 같은 응대보다는 오히려 이 아이템도 잘 어울리지만 고객님께 더 잘 어울리는 아이템을 소개해드릴까요라는 식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브랜드와 직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소비자에게 매장에서 가장 안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은 바로 직원의 불친절이다. 직원의 무표정, 무반응, 무성의 등의 태도는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전환의도를 품거나 고객 이탈로 이어진다. 지나친 친절도 부담스럽지만 직원의 불친절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된다

 

서비스 접점에서 제공자와 고객은 상호간에 기대하는 행동순서와 역할이 있어 그것이 어긋날 때 불만족스럽게 느낀다. 특히 고객이 불만족스러운 경험 중 하나가 최종 구매과정 이후 반품이나 교환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때 직원의 태도는 구매 전과 매우 달라지곤 한다

 

서비스 접점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제공을 비롯해 기업의 판매상품의 구매결정에 올바른 판단을 돕고, 고객만족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직원의 호의적이고 친절한 태도는 결국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준다브랜드의 개성(Brand personslity)과 서비스 접점 직원의 행동 사이에 일관성이 있어야 그 가치가 상승한다. 기업, 브랜드, 직원은 최종 서비스까지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일상비일상의틈 콘텐츠>

 

공간 콘텐츠와 서비스 접점의 사례

 

브랜드들은 코로나 블루로 지친 소비자에게 치유의 공간으로서 그리고 즐길 거리를 소비하는 공간으로서 사고의 전환을 공간들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지난 9LG유플러스는 MZ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일상비일상의틈을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열었다

 

일상비일상의틈은 일상의 한 틈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을 채택했다. 입장하자마자 자사 어플을 설치해야 한다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공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

 

가상의 숲으로 가득 채워진 리얼플랜트와 대형 미디어월을 전개한 1층을 시작으로 새로운 경험과 즐길 거리들이 각 층마다 이어졌다. 2층의 카페 글라스하우스에서는 대형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원도 양양의 해변을 경험할 수 있으며, 12년 노하우의 스토리지북앤필름공간에서는 독립출판서적과 쉽게 접하지 못하는 도서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클라우드게임,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흥미로운 체험을 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4층으로 아트워크 공간과 작가의 스냅사진 촬영이 가능해 한참을 머물렀다

 

<일상비일상의틈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클라우드게임, 사물인터넷(IoT), 게임 서비스 공간>

  

그럼,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직원과의 접점은 어떠했을까? 일상비일상틈의 직원은 통신 상품판매자가 아닌 고객 취향을 공간에서 유도해 새로운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유플러로 명명된다유플러들은 고객과 소통하며 의견들을 수렴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층별 고객과 정보 및 이용 방법 등을 활기차게 소통한다. 다만 오픈 당시 사용방법이나 공간 콘셉트를 대한 문의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답변과 대처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일부 유플러들와의 소통은 다소 아쉬웠다

 

일상비일상틈 아트워크


콘텐츠가 명확하게 드러난 공간은 자연스럽게 그 공간을 이해할 수 있고, 때론 깊은 인상으로 남아 머물게 하며, 다시 찾게 한다. 이와 함께 판매에 목적을 두지 않는 정보 서비스 제공 및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역량 있는 주체자로서의 직원 태도가 어우러진다면 오래토록 소비자와 함께 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편집한 내용입니다.





잠들기 전에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품이 아침 식탁에 오르는 일이 흔한 일상이 될 만큼 새벽배송 서비스가 대중화되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신선식품 이커머스 시장규모가 확대된 이유도 있지만 최근 집콕 라이프, 재택근무 확산 등 외출이 줄면서 온라인 채널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외식보다는 배달 음식과 밀키트(HMR) , 간편 조리식을 어느 때보다 자주 즐기게 됐고, 과거에는 직접 구매했던 신선식품조차 온라인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때맞춰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하는 이커머스 강자들이 식품 강화전략을 채택하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은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온라인 식품시장이 확대되면서 불필요한 과대 포장과 플라스틱 배출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유통업계는 친환경 포장재 사용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각 기업의 새벽배송 직접 경험해보니


과대 포장이 문제가 된 것은 새벽배송 때문이다. 새벽배송은 주로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 탓에 신선도 유지와 상품 파손을 막기 위해 일회용 포장재가 과도하게 사용된다. 이에 소비자 불만과 필환경이 대두되면서 친환경 포장재 도입과 원박스(One box) 포장, 다회용 용기 배송을 실시해 최소한으로 포장재를 줄이는 등 친환경적인 배송에 나섰다. 과연 새벽배송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직접 경험해보았다.

 


마켓컬리의 올페이퍼

 

2015년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을 시작하며 유통업계에 새벽배송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첫 주자로 나섰다. 이후 과대포장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에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에 사용되는 포장재 전부를 종이로 바꾼 올페이퍼 프로젝트을 실시했다. 배송박스는 물론 완충 포장재와 파우치, 테이프 등을 전부 종이로 바꿨다.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하고 아이스팩은 100% 워터팩으로 변경했다

 

마켓컬리 홈페이지 사진 자료

                    <마켓컬리 배송박스 현황>

실제로 마켓컬리에서 배송된 포장박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3개의 종이박스와 종이테이프로 마감되어 배송된 박스를 하나하나 오픈하니 냉동, 냉장, 상온 3가지로 분류돼 있었다. 종이봉투, 종이 완충재와 신선도를 위한 친환경 아이스 팩 등 마켓컬리 브랜드만의 친환경 배송과 상품을 소중하게 담았다는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과도하게 나온 포장재 처리과정은 불편했다

 

이처럼 포장 박스가 많이 사용된 이유는 마켓컬리 물류센터의 비효율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배송하기 위한 브랜드 배송 정책이 과대포장을 줄이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과포장으로 인식되는 종이박스들은 다음 배송 시 문 앞에 배출하면 수거한다고 하지만 매일 주문하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전히 온라인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마켓컬리는 그동안 새벽배송의 선두자로 고급화, 차별화 전략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친환경 배송을 내세워 상품의 최적화와 종이 재료들로 교체했지만 선순환 환경을 위해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쓱닷컴의 알비백

 

마켓컬리의 샛별배송과 쿠팡의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이 소비자에게 큰 환영을 받으면서 SSG()닷컴에서도 새벽배송에 힘을 실었다. 새벽배송 포장에 차별화를 시작한 쓱닷컴은 종이상자가 아닌 보냉박스 즉 알비백을 전면 도입했다. 필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영구적 알비백을 재사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개념소비로 연결시켜 긍정적 효과를 보았다.

<SSG마켓 알비백.>

알비백은 첫 새벽 주문 시 2천원의 보증금이 부과되며 그 이후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전날에 주문한 상품은 냉장, 냉온, 상온 및 소형 일상 용품이 원박스 형태로 담긴다. 배출될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과 재활용이 아닌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이라는 점에서 무척 긍정적이다. 특히 부피가 큰 상품, 예를 들어 생수나 쌀 등은 박스 없이 그대로 배송되어 쓰레기 발생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다만 코로나 시대, 알비백이 다수의 가정 배송에 사용된다는 점이 우려되는 바 소독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안심배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롯데ON 마트 새벽배송

 

새벽배송 후발주자인 롯데마트는 롯데 유통 계열사 통합 온라인몰 롯데ON(롯데온)’을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 새벽에 ON’을 신설했다. 마켓컬리, 쓱닷컴과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쿠팡의 로켓프레시 등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새벽 식품배송 시장에 롯데마트가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롯데온 마트 새벽배송박스.>

기존 롯데마트에서 배송을 자주했던 소비자 입장에서 롯데온은 접속장애 및 느린 로딩 속도 등이 이탈을 고려할 만큼 문제가 되었다. 느린 로딩 속도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몇 차례 새벽배송을 이용해보았다. 새벽 식품배송 업계 후발자인 만큼 배송포장재의 차별화를 기대했지만 평범했다.

 

롯데온은 상품 신선도와 파손 방지를 위한 대형 에어캡 봉투에 저온, 상온 상품을 각각 종이박스로 분류 포장해 배송한다. 이러한 포장 방법은 쿠팡 로켓프레시와 비슷한 방식이다. 하지만 로켓프레시는 결재 시 포장선택에서 친환경 포장을 신청하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보냉 가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롯데온 새벽배송과 다르다.

 

                    <쿠팡 로켓프레시 포장>

 

덜 버리는 소비자 인식변화가 필요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배달음식과 택배 상품 주문 증가로 일회용품과 포장재들이 크게 범람하기 시작됐다. 문제는 배송산업이 확장될수록, 비대면 배달음식을 즐길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을 필수적 가치로 고려한다는 의미의 ()환경이라는 신조어가 일상어가 된 것처럼 기업 경영활동에서 친환경은 기업윤리로 정착되고 있다.

 

기업이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을 필두로 친환경 배송에 나섰다지만 아무리 친환경을 고려한 포장이라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포장재 배출양은 크게 줄어든 것 같지 않았다. 플라스틱 대체재로 종이를 사용한다지만 종이 역시 나무라는 자원을 쓰고 있으며 100% 재활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재활용 처리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온라인 푸드마켓 헬로네이처의 다회용 가방 더그린박스처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에 원박스로 배송하여 포장재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용기(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고객에게 포장재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대면 배송 서비스는 우리에게 상당한 편리함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을 이용한 대가로 앞으로 우리는 쓰레기 대란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구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우리 스스로가 온라인 주문을 최소화하고 배달 음식을 줄여 최대한 덜 버리는 방법이다. 




- 필진으로 활동하는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을 편집한 내용입니다.






우리 주변을 온통 차지한 모바일, 디지털 기기는 다양한 미디어, SNS 커뮤니케이션과 쇼핑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우리의 눈과 손을 디스플레이 화면에 집중시키도록 유혹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우리의 뇌와 감각기관을 지배하고 사고방식과 삶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만큼 우리의 일상에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물결이 세상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변화되는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적 행동은 앞으로 디지털이 장악할 미래 세상을 예견하게 한다. 그 중 간과할 수 없는 현상이 있다디지털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이게도 디지털화되지 않는 사물과 공간 즉,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복고의 재해석, 뉴트로(New-Tro)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을 전하고, 허름하고 거친 을지로 골목을 좋아했던 4050세대는 유년시절에 즐겼던 패션 아이템을 새로운 스타일로 재해석해 열광토록 한다.

 

아날로그적 사물을 찾다

 

뉴트로는 새롭다는 의미의 뉴(New)와 복고의 레트로(Retro)가 합성된 말로 단순한 복고가 아닌 새로운 외형과 기능을 갖춘 복고를 의미한다. 7,80년대 출시된 음료나 과자들이 새삼 인기를 얻고, 잊혀졌던 청바지 브랜드가 부활하는가 하면, 즉석카메라 또는 LP레코드와 턴테이블이 매력있는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의 문화코드를 경험한 적이 없는 세대들은 익숙하지 않아 열광하고, 추억을 기억하는 세대들은 향수에 젖어 다시금 찾고 있다.

 

이유가 뭘까? 뉴트로 열풍 그리고 아날로그의 재등장은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맞닿아 있다. 디지털이 가져다주는 속도와 편리함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느림을 추구하며 좀 더 감성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한다. 디지털의 편리함에 비해 번거롭고 때론 더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야함에도 기꺼이 아날로그 감성에 투자를 한다

 

아날로그 경험은 디지털 경험에서 얻지 못하는 실제 세계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준다. 또 우리에게 잠시나마 디지털 피로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때문에 아날로그의 비효율성이 조금씩 이해되면서 아날로그의 약점이 새로운 감성으로 다가오게 된다

 

디지털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아날로그는 조금은 귀찮고 번거롭지만 우리의 오감을 더 많이 사용하게 하고 소통하게 하며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테크와 집단 지성들이 한 지붕 아래 모인 파리 최대 스타트업 스테이션 에프(station 에프)’의 휴식 공간 역시 그러했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

 


프랑스, 파리하면 문화, 예술, 사랑, 미식 등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앞으로는 실리콘밸리처럼 테크 비즈니스’, ‘최고의 스타트업도시라는 연관 단어와 수식어가 추가될 듯하다

 

프랑스 정부는 2013년부터 디지털 비즈니스 스타트업 육성 정책인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 계획을 발표한 후 프랑스를 미국을 잇는 차세대 IT 강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에마누엘 마크롱은 25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프랑스를 유니콘의 나라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하면서 2017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 F를 개관했다.

 

스테이션 F는 프랑스 통신사 FreeCEO이며 창의적 사업가인 자비에 니엘(Xavier Niel)이 개인 비용 2.5억 유로를 투자해 만든 공간으로 오픈 당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테이션 F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캠퍼스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을 한 지붕 아래에 모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3,000개의 워크 스테이션과 9,000개의 건물 용량을 갖춘 스테이션 F20개 이상 국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현재 전세계 스타트업 1,000개 이상이 입주해 있다

 

입주자 선정은 까다롭다. 스테이션 F의 자체 프로그램인 Founder, Fighter 프로그램 또는 29개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선별되면 스테이션 F에 입주할 수 있다

 

입주가 결정된 창업자들은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좋은 인큐베이팅 환경과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다양한 창업 지원 서비스와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루이비통 등 30여 개의 기업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에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네이버·라인에서도 ‘SPACE GREEN’이라는 이름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 최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창의적인 스타트업 입주자들의 캠퍼스 공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파리 지하철을 이용해 슈발르레(Chevaleret)역에 도착하면 곧바로 스테이션 F를 찾을 수 있다. 1920년대의 철도 차량 기지였던 스테이션 F를 새로운 공간으로 설계한 건축가는 인천국제공항 건축 디자인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장 미셸 빌모트(Jean Michel Wilrmott)

 


스테이션 F 외관은 철도차량기지 이미지가 강하게 남은 회색빛 건축물로 다소 삭막한 모습이었다. 마치 오래되고 거친 동굴 속으로 들어서는 느낌이었지만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예상치 못한 미래지향적 캠퍼스 공간이 펼쳐졌다

 

자연 채광이 그대로 전달되는 아치형 지붕 아래 미니멀한 인테리어와 가구들 그리고 양 벽면마다 설치된 사각박스 공간들은 마치 신생 스타트업을 키우는 인큐베이터를 연상케하며 흥미로움을 자아냈다. 또한 곳곳에 배치된 예술작품과 식물들은 이곳이 테크와 감성이 융합하는 창의적 자원들이 집결된 장소임을 알렸다

 

 

 

스테이션 F는 크게 쉐어 존(Share zone), 크리에이트 존(Create zone), 칠리 존(Chill zone) 3개의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크리에이트 존은 외부인 출입금지이며 쉐어 존은 견학을 신청할 경우 공개하고 있다

 

첫 번째, 쉐어 존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협업공간으로 비즈니스 미팅, 네트워킹,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위한 공간이다 두 번째, 크리에이트 존은 스테이션 F의 중추 공간으로 20개 이상의 스타트업 프로그램과 3,000개의 작업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세 번째, 칠리 존은 스타트업 입주자의 휴식공간이자 지역 주민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24시간 개방되는 공간이다. 이곳 구내식당에는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파리 최대 규모인 라 펠리시타(La Felicita)’ 이탈리안 식당이 입점해 있다. 또 콘서트 및 야외축제 등 이벤트 프로그램이 연중 내내 열리고 있어 파리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왜 아날로그인가

 

세계적인 테크기업과 제조업 그리고 촉망 받는 스타트업, 그들의 휴식공간은 분명 디지털하고 미래지향적이며 미니멀한 세련된 공간일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칠리 존에 발을 들려놓은 순간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햇살 가득한 거대한 테라스와 식물들 그리고 곳곳에 대형 풍선이 떠 있는 테마파크 같은 활기찬 모습이었다. 디지털 이미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공간이었다

 


예상을 완전 뒤집은 구내식당은 직관적인 디자인도 아니고 디지털 키오스크도 없으며 화려한 영상의 디지털 사이니지도 없다. 오히려 디지털 디톡스를 갈구하는 듯한 공간으로 정갈하고 정돈된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다소 산만하지만 감각을 자극하며 몽상을 유도하는 자유분방한 공간이었다

 

곳곳에는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했을 법한 빈티지한 카펫과 소품들이 낡은 의자와 테이블과 함께 어우러져 있고, 천장은 전구들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오래되고 낡은 가죽 소파와 종이 냄새가 가득한 책장 등 아날로그 감성의 가구들로 가득한 이곳에는 추억의 게임기구와 필름사진 박스까지 놓여 있었다

 

다소 차가운 재질의 미니멀한 환경인 스타트업 업무공간에서 창업자들은 테크놀로지와 콘텐츠, 프로그램 개발 등 수많은 디지털 상품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디지털만 고민하기엔 세상엔 느림과 감성 요소들이 주는 즐거움이 너무 많다 

 


스테이션 F는 기업가와 입주자 모두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사고를 진전시킬 수 있는 정신적 공간으로 칠리 존이 사용되도록 했다. 이곳은 첨단 기술이 없고 촉감이 살아있는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테크 시스템을 한 지붕 아래 모아 놓았으니 스타트업 기업들간의 정서적 유대감과 창의적 아이디어 발현을 위한 아날로그 접근방식을 고려한 공간이 꼭 필요했다. 이것이 칠리 존을 마련한 이유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파리 스테이션 F을 방문하게 된다면 라 팔레시타 화장실을 꼭 가보길 권한다. 화장실 문은 바비인형들로 장식 되어있고, 각 화장실 내부마다 다채로운 디자인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스테이션 F 스타트업 입주자가 디자인한 획기적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

 

디지털의 진화는 환경과 문화 그리고 비즈니스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변화의 중심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시점에 가서는 결국 우리는 아날로그의 편안함과 친숙함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는 것을 스테이션 F 구내식당에서 알 수 있다.

 

캐나다 출신 저널리스트 데이비스 색스(David Sax)는 그의 저서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내가 만난 거의 모든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 프로그래머는 메모를 하거나 디자인을 구상하는 낡아빠진 종이 수첩을 들고 있다라며 창의적인 생각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할 때 더욱 발휘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본문 마지막엔 우리들이 아날로그적 요소들에 더 끌리며 매료되는 이유에 대해 우리 몸도 아날로그잖아요라는 친구 켈리의 말로 대신했다

 

전세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불안감에 시달리는 요즘,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마음에 균형을 잡아줄 휴식 같은 아날로그 사물과 공간을 그리워하고 있다. 디지털이 만연한 시대에 우리 모두는 마음을 챙기며 느림의 미학이나 인간적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이 글은 필자가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글입니다. 사진을 재편집함.


 

http://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fsp34&wr_id=20




  1. BlogIcon 이웃 2020.10.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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