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공간들이 복합문화 성격을 가지며 확장된 공간적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최대 규모를 내세워 운영하는 기업들의 복합문화공간들이 보통 사회적 공헌과 고객 유입을 목표로 한다면, 동네 골목을 채우는 소규모 복합문화공간들은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소통과 참여의 공간 역할을 한다 

카페나 독립서점들은 물론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도 본연의 공간 역할뿐 아니라 강연, 공연 및 문화 행사가 열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소규모의 복합 문화공간이 갑자기 나타난 트렌드는 아니다. 로컬 중심의 복합문화 공간들은 그동안 꾸준히 소개되어, 문화 생산자와 문화 향유자를 연결하는 총체적 기능으로 활발하게 우리의 삶에 필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소규모 복합문화공간의 특징은 상업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이 함께 공존하며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거나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억에 남을 만한 콘텐츠를 제안해 다시 방문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판매 공간에서는 아티스트들이 만든 제품들이나 브랜드 굿즈 또는 큐레이팅한 제품들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전시, 공연, 강연, 카페 등 고객과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창의적인 공간들을 마련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발신한다. 

이처럼 복합문화 공간들은 전시공간과 상업공간으로서 고유의 브랜드 경험과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며 고객 참여를 이끌고 있다. 다음 세 개의 공간을 살펴보자.

 

모노하 성수점


                                                               <모노하 성수점.>

 

성수동은 로컬이라는 단어가 살아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이다. 한남점에 이어 성수점에 문을 연 모노하(Mo-No-Ha)는 성수동 지역과 잘 어울리는 공간을 구현했다.  

모노하 성수점은 단순함과 비움 그리고 취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전시공간이자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모노하는 본래 1960~70년대 일본에서 나타난 미술 경향 중 하나로, 일본어로 물건, 즉 물체를 의미하는 모노와 모임을 의미하는 가 합쳐진 말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비움 속에서 본질을 추구하는 예술 사조와 공간 모노하의 철학이 맞닿아 있다

 

한남점과 마찬가지로 비움과 관계 그리고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성수점은 입구부터 전시된 국내외 아티스트의 감각적인 작품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시도했다. 제품이 아닌 문화예술을 먼저 마주하게 함으로써 공간 속 또 다른 공간경험으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샘솟게 한다.  

모노하 성수점 개관 당시 열렸던 세나 바소즈의 <Hold on- Let go> 전시는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전시 공간과 바로 연결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은, 심플한 집기와 여백을 유지하며 진열된 제품 하나 하나가 작품이 되어 그대로 전시공간으로 이어진 듯했다

 

모노하 카페


국내외 작가의 다기와 다양한 소품을 비롯해 모노하가 직접 기획하거나 큐레이팅한 패션 아이템 등을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성수점 모노하 카페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비움의 반향이 미학으로 귀결된다방문객이 어떻게 느낄지 고민하며, 공간에 브랜드와 고객가치를 귀하게 담는 모노하는 비움과 관계를 중시하는 공간, 상품 그리고 간결한 작가의 작품이 고요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는 단독주택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외관 일부분만 데스커의 시그니처 색상인 블루색으로 표현함으로써 오래됨과 새로움이 공존하도록 했다.>

 

주택과 상업공간이 특유의 변주로 공존하는 동네 중 하나가 연남동이다. 최근엔 감성적인 카페와 다이닝 및 복합문화공간들이 모여들면서 MZ세대에게 힙한 장소로 떠올랐다. 연남동 공간들은 주택 외관은 그대로 살려 연남동 감성을 이어가면서 내부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콘텐츠로 채우고 있다 

퍼니처 브랜드 데스커(Desker)’1970년대에 지어진 연남동 3층 단독주택 건물에 두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했다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쇼룸과 전시, 라이브러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단독주택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외관 일부분만 데스커의 시그니처 색상인 블루색으로 표현함으로써 오래됨과 새로움이 공존하도록 했다.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단독주택을 그대로 살린 내부에서 친숙함이 느껴진다


                                                               <데스커 디자인스토어 쇼룸. 문구전개. 전시관>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는 층마다 쇼룸을 둘러볼 수 있으며 1층은 전시공간과 라이브러리, 2층은 큐레이팅한 MD제품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3층에 걸쳐 전개된 쇼룸 공간은 독특한 레이아웃으로 가득했다. 디자이너와 스타트업을 위해 디자인한 가구의 레이아웃으로 각 방마다 직종과 업무 특성에 맞는 가구들과 소품으로 꾸며져 고객 스스로가 창의적인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1층은 신진 디자이너와 작가를 위한 프로모션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방문당시에는 마스킹 테이프로 문구 용품을 클로즈업한 박건우 작가의 ‘Look 바라보다: TAPE OFFICE’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영역에서 마스킹 테이프 역할을 관찰할 수 있었다2층은 월간 디자인과 데스커가 함께 큐레이팅한 문구용품과 사무용품들이 데스커 가구를 더욱 돋보이도록 전시돼 있었다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는 가구 디자인 회사가 브랜드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제품 체험과 고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공간이다. 동시에 데스커만 보여줄 수 있는 브랜딩 마케팅의 창의성, 문화 그리고 영감을 나누는 커뮤니케이션 장소이다.

 

JTBC Play

 

방송국과 시청자의 접점은 TV화면 혹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화면이다. 방송국과 시청자는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힘든 관계이지만 대중과 직접적인 소통을 시도한 공간이 최근에 공개되었다.  

JTBCTV화면을 통해 전하던 다채로운 즐거움‘TV 밖에서도즐길 수 있도록 한 브랜드 경험 공간 ‘JTBC Play’을 만들었다. 홍대에 위치한 JTBC Play는 총 4층 규모의 공간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시청자와 소통하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일방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보다는 방문자가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현했다. 

가장 먼저 만나는 1층은 시각적으로 방문객을 압도하는 공간이다. 집기 디자인과 브랜드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채로운 굿즈는 JTBC의 로고와 서체와 JTBCCI(BI)에서 비롯된 특유의 색을 담아 기업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JTBC Play.>

 

2층 카페는 자유로운 좌석의 가구디자인과 확 트인 개방감을 선사하며 자연채광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픈 스튜디오로 꾸며진 3층은 프로그램과 연계한 오프라인 이벤트나 공개방송 및 공유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강연과 프로그램 녹화 등이 열리는 4층 루푸탑은 JTBC 브랜드를 새롭게 해석한 전시나 아티스트와의 협업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JTBC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를 공간에 유의미하게 녹여낸 JTBC Play의 공간을 통해 TV속 다채로운 즐거움을 TV밖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공간이 콘텐츠다


공간이 콘텐츠다라는 말에는 공간이 대중문화의 미디어로써 서로 소통하고 교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커뮤니티 공간은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것, 뻔한 것, 틀에 박힌 것보다는 독창성과 자기발견의 기회와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 그 공간 안에서 우리는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서로 공간과 영감을 공유하고, 여가와 문화를 창조적으로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정신적 만족을 얻고자 한다.  

앞서 살펴본 세 개의 공간은 로컬이라는 단어가 살아있는 지역으로 그 장소 자체가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호기심은 그 공간을 마주했을 때 자연스럽게 어떤 공간인지 궁금하게 만들고 탐색으로 이어져 그 공간에 집중하게 한다

 

매장을 찾는 고객은 예상치 못하고 마주친 문화 예술과 다양한 콘텐츠가 융합된 공간을 통해 창의적인 영감을 취하면서 그곳에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된다. 영감을 얻는 방법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장소를 기반으로 익숙함에 빠져들거나 신선함을 발견하게 되면 그 공간은 특별해진다. 그 특별함은 공감으로 이어지며, 공감은 다시 브랜드 팬덤으로 발전하게 된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플랫폼이 넘쳐나 볼 것이 범람하는 시대,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은 더 이상 소비자에게 특별할 수 없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사람과 지역 그리고 문화가 융합하는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제품과 문화를 선보이기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문화 콘텐츠를 모아 상품화하고, 전시, 문화 행사, 강연을 기획해 브랜드가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품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융합 콘텐츠의 가치와 매력이 아닐까. 



필진으로 활동하는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편집한 내용이다.





책과 더욱 가까워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체크 중인 요즘. 그래서 여러 곳의 서점을 둘러보게 되었다. 평소 광화문 교보문고는 자주 찾는 서점이었다면 최근엔 공간 변화를 주는 새로운 분위기의 서점들을 탐방하는 즐거움이 생기게 되었다.

 

몇 년 전 도쿄 다이칸야마에 위치한 츠타야 서점을 둘러보며 서점공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츠타야를 벤치마킹한 국내서점에서도 새롭게 리뉴얼하고 오픈한 서점들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에 둘러 본 국내서점

 

영풍문고- 서점 속으로 들어 간 MUJI : 영풍종로점

종로에 위치한 영풍문고는 최근 서점 속 숍인숍 매장으로 새로운 공간으로 제안했다. 기존의 서점 이미지를 벗어나 책을 보면서 편히 머무르는 공간과 함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테넌트(임대)로 서점공간을 새롭게 변화를 주었다.

 

특히 영풍종로점은 무인양품을 테넌트 하여 책과 문화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경험(쇼핑)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었다.

 

-편안함의 영풍용산점

최근에 오픈한 용산 아이파크몰의 영풍문고는 시각적인 공간과 함께 편안함과 여유가 있는 곳이다. 여러 곳에 배치된 테이블과 의자에서 잠시 독서를 할 수 있고 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공간 제안이 시선을 끌게 했다.

 

아크앤북(ARC N BOOK)

을지로입구역에 위치한 아크앤북, ‘아크’는 건축 아치(ARCH)에서 따온 말로 아치형태의 인테리어 구조와 공간 일부는 ‘동굴 속 책방’을 연상케 하는 공간연출이 시선을 끌게 했다.

아늑한 분위기의 조명과 공간과 공간을 연결한 구조는 사람과 책을 연결하는 콘셉트이다.

이곳의 특징은 다소 책을 찾기 어렵게 하여 온라인에서 쉽게 찾는 이미지에서 책을 찾아다니는 불편함이 있다. 이것이 콘셉트라고 하니 책을 찾는 사람에게는 조금은 불편함이 있지만 찾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특히 아크앤북은 F&B(식음료)를 강조하여 책과 함께 접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숍인숍 스타일의 테넌트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식음료 코너마다 각각의 음악이 지나침이 있어 조심스럽게 불편함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불편함만 개선한다면 오피스 타운 속 휴식과 책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일 될 수 있겠다.

 

그 외 아크앤북에도 숍인숍으로 라이프스타일 매장 제안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2019년, 몇 곳의 서점을 둘러보면서 문화공간과 콘텐츠가 결합하여 책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 공간의 가치는 서점을 자주 찾게 하는 이유가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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