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어느새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으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직장인들이 식사 후 자연스럽게 카페로 향하거나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우르르 업무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과거 다방이 주류였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거리 풍경이다

 

그만큼 바쁜 도시인들에게 카페라는 공간은 집과 직장 사이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3의 공간으로서 휴식처이자 관계의 장 그리고 새로운 경험의 공간이 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 깊숙하게 파고든 카페는 소비자의 인식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공간 디자인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카페는 점점 독창성이 강조되면서 저마다 고유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기반으로 승부를 건다. 이러한 카페의 차별성은 이용자 마음을 사로잡으며 감성적 경험 획득과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험의 공간으로 거듭난 다방

유럽의 살롱에서 유래된 카페는 한국에서는 다방이라는 명칭으로 시작됐다. 1920~1970년대까지의 다방은 문인들의 교류의 장소이자 문화·예술 담론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다방은 본래의 존재 목적을 잃고 상업화, 유흥을 조장하는 공간으로 변질되면서 비난과 비탄의 대상이 됐다

 

주로 지하층에 실내 공간은 어둡고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는 등 대체로 폐쇄적인 분위기를 띠었다. 이후 다방은 국내외 커피 체인점들의 등장과 정보화 통신의 발달 등 사회적 변화와 함께 차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2021년 현재, 다방은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재조명되고 있다. 당당히 다방이라는 간판을 달고 MZ세대에게 과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 MZ세대에게는 과거 문화와 현재의 시대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오래된 주택을 활용한 뉴트로 감성의 카페를 등장시켰고 복고풍과 커피 그리고 베이커리를 좋아하는 이용자의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공간 디자인이나 기막힌 전망으로 지역의 명소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카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카페 변화의 중심엔 SNS가 있다.

 

카페는 자기표현의 욕구를 실현하는 공간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많아지고 외부활동은 줄어들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해외여행 사진을 SNS에 올려 자신을 표현하곤 했지만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SNS의 배경은 자연스럽게 국내 공간으로 바뀌었다

 

국내 여행지나 도심 속 새로운 공간으로 떠오르는 카페를 배경으로 SNS 피드를 하며 마치 해외여행 사진에 대한 대체품인 듯한 카페 공간 사진을 올림으로써 자기표현 욕구를 실현하고 있다

 

카페의 창을 바라보는 이용자의 인식 변화

서촌 델픽 카페

카페 공간 가운데 최근 SNS에서 가장 많이 피드되는 영역은 프레임, 즉 창()이다. 창은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나누는 벽이면서 동시에 내·외부를 연결해주는 소통의 기능을 한다 

창문의 프레임을 통해 상상의 공간에 대한 사고의 반영을 투영하고 싶은 욕구로써 카페의 창밖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들이 카페의 창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뭘까

연희대공원 창

 건물의 창은 눈이다. 심리적·정서적으로 매우 중요한 건축적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창문은 빛과 공기를 순화시키고 건물의 안팎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한 창이 우리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구이며 소통과 관계의 상징이고 우리의 삶과 생활을 투영하는 거울이자 액자가 되기도 한다

 

일상의 일부였던 창이 코로나 이후에는 그 의미가 달라졌다. 비일상적인 존재로서 창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제 창은 낯선 세계에 대한 흥미로움을 자극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생활반경이 좁아진 시대에 상상 이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조망이 좋은 큰 창이 있는 카페라면 한 번쯤은 그 공간에 머물고 싶어진다. 해외여행 못지않은 경이로운 뷰를 갖춘 카페에서의 공간 경험은 바로 SNS 업로드로 이어진다

 

최근 SNS에 피드된 사진들에서 주목할 부분은 프레임 안에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멋진 풍경만 전달했다면 현시대는 그 장소, 그 공간에 자신도 있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개방감을 주는 공간에 대한 열망의 표출하는 동시에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결과물이다. SNS를 통해 일상에서 비일상의 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자기실현과 자기만족을 표현하고 있다

 

창은 지붕과 벽에 낸 구멍으로 태생적으로 벽이라는 울타리를 파괴하는 역할을 지녔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창을 통해 비일상을 체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SNS 피드를 채우는 공간

다방에서 시작된 카페 문화는 사용 목적 및 라이프스타일 취향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장소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대면 활동이 제한적인 요즘, 카페는 현대인들에게 어느 때보다도 힐링의 공간, 가치 표현의 공간, 경험의 공간 등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더불어 SNS 사용 확산으로 카페 공간은 더욱 가변성과 복합성을 갖게 됐으며 소비자는 공간이 주는 감성과 자기표현 요소에 집중하며 카페의 소비 가치가 높아졌다

 

카페가 점점 SNS 피드를 채우는 공간이 되고 있다. 규모도 커지고 감각적으로도 뛰어나며 시각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지닌 카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카페는, SNS를 통해 검색하고 소비한 뒤 다시 SNS에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함으로써 객체적이고 수동적인 욕망과 욕구를 주체적으로 실현하는 소통의 공간이 된다.  

인사동에 위치한 웅녀의 신전은 조형적으로 독특한 공간이다. 외관과 입구문까지 돌로 꾸며져 마치 유적지를 연상케 한다. 간판도 없어 지나가는 행인은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생경한 이미지를 준다

 

내부는 웅녀설화를 주제로 꾸며져 있으며 특히 중앙의 신단수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압도적이다. 차가운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신단수 앞에서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웅녀의 모습이 상상될 만큼 조명과 음향 그리고 조형물의 조화가 신선하다

카페의 생경함 혹은 익숙함

요즘 대형 카페에 비해 좁은 규모임에도 3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만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쑥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블씨엔씨(미샤)의 쑥 제품 라인을 알리기 위한 카페로 매장 어디에도 자사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은 점이 오히려 공간에 집중하게 한다.

 

이처럼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이색적인 공간 콘텐츠로 대중의 이목을 끄는 카페가 있는가 하면, 오래된 주택을 재생해 과거를 기억하고 추억을 나누는 카페도 있다.  

한옥을 현대 감각과 융합하여 새로운 감성으로 연결한 카페, 오래된 단독주택을 개조한 카페 등 과거의 시간을 지닌 카페 공간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새로움의 공간이 되어 주고 있다

 

특히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는 주택 외관은 70~80년대 모습 그대로 보전하고 내부는 주택 특유의 분할된 공간을 토대로 리모델링함으로써 신축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친밀감과 아날로그 감수성을 자극한다.  

과거의 건물을 활용한 카페들은 로컬 콘텐츠와 연결해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고 있다

카페가 새로운 경험의 공간이자 SNS 피드를 채우는 공간이지만, 정작 쉬고 싶고 집중할 공간이 필요할 때는 새롭고 유명한 카페 공간이 아니라 익숙하고 편안한 카페를 선택한다. 이유가 뭘까? 카페의 본질이 여전히 휴식의 공간으로 남아있기 때문 아닐까.

 

크리스토프 르페뷔르의 저서 카페를 사랑하는 그들에 나오는 글귀로 이글을 마무리한다. “카페는 영혼의 안식처이자 소통의 장소이다.”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아티클을 재편집하였습니다.





향후 10년 안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 변화들이 가속화 양상을 보이는 만큼 세상은 바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 결과 소비 심리와 행동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오늘날 우리는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놀라운 속도감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감염병 대유행으로 타인이 손이 닿고 체험한 실물 공간에 대한 접촉 공포증,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 확산 등은 인간의 고독감과 피로감을 증폭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오프라인을 찾는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브랜드들은 치유와 소통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 착안해, 감성적 가치를 높여 새로운 관점의 공간을 시도하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리는 브랜드들의 공간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며 경험을 채우는 공간을 이용해 자유로운 사고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그 이유가 뭘까?



SNS 등 미디어 소통의 홍수 속에 우리는 정작 소통의 부재와 고독이 심화되는 모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유가 있다. 고유의 특색과 매력을 창출하며 새롭고 다양한 경험이 제공되는 공간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뿐만 아니라 뜻밖에 김동으로 이어진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체험은 사람들 기억에 오래 남으며 우리에게 보다 의미있는 삶의 가치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력적이고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은 바로 분위기와 연결된다. 물리적 공간에서 느끼는 자연광 또는 은은한 조명의 빛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음향과 향기는 공간을 이해하게 하고 감성을 자극해 그곳에 머무르게 한다. 특히 전시 공간이나 상업 공간에서는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심리적인 안정과 생활의 활력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공간을 고를때 그 곳은 분위기가 별로야!” 또는 분위기 좋은 곳에 가자!” 라고 말한다. 그 만큼 공간의 분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험의 가치를 채우는 공간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장소를 넘어서 즐기고 체험하기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경험이라는 행위는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포함해 오감을 자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고객들의 행위는 공간을 마주하는 모든 접점, 예를 들어 매장 이미, 진열, 구매과정 등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느끼고 인식한다. 최근 매장을 경험의 가치를 채우는 공간으로 바꿈으로써 브랜드 인식의 변화를 준 두 곳의 매장을 살펴보자.


사례1- 아더 에러

성수동은 수제화 거리, 철물점, 오래된 공장 등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폐공장 건물들을 재생해 저마다 개성 넘치는 패션·뷰티 전문점, 카페 등이 곳곳에 입점되면서 성수동은 젊은층들에게 트렌디한 장소가 되었다. 감성적인 복합문화공간과 글로벌 브랜드의 뉴트로 공간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무인 로봇 카페의 등장까지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이 잇달아 매장을 열었다. 그 중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아더 에러(ADER ERROR)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두 번째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성수점에 선보였다. ‘아더 스페이스 2.0’의 독특한 콘셉트는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브랜드와 제품 그리고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구현했다.


공간카드, 싱크홀 룸, 아카이브 룸, 피팅룸A


아더 스페이스 2.0 입구에 들어서면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의 공간별 영감과 설명, 오브제, 공간 구성, 자재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카드를 제공하므로써 인상적인 고객 경험의 시작을 알린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의 입구는 단 하나,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미로처럼 이어진 여덟 개의 독립된 공간들을 마주한다. 각 공간의 콘셉트는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표현으로 균열이라는 주제와 우주적 이미지로 연결해 아더가 추구하는 소통을 시공간 형태로 구현한다.



여덟 개의 공간은 저마다 초연결 감성을 자극하는 개성 넘친 구성으로 현재의 차원을 넘어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브랜드 스토리를 마치 전시공간과 같은 새로운 경험형 플랫폼으로 제시한다. 그 중 첫번째 마주한 공간은 싱크홀 룸(Sinkhole Room)으로 마치 소행성이 충돌한 듯한 싱크홀이 눈 앞에 펼쳐진다. 사고의 균열과 붕괴를 표현한 블랙 싱크홀이 정중앙을 차지하고, 스피커의 소리에 반응한 꽃들이 벽면에서 마구 흔들리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펼쳐질 다음 공간을 기대하게 한다.



아카이브 룸(Archive Room)24면의 구형 키네트 멀티미디어 설치물에 아더의 아카이브와 지구 곳곳의 영상이 송출돼 사고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제로-그래비티 룸(Z-Gravity Room)은 달에 도착한 우주인이 허공에서 부유하며 시간과 사고가 중지된 무중력 상태로의 진입을 알린다. 디멘션 크래프트십 룸(Dimension Craftship Room)에서는 바다와 우주를 표현한 공간으로 마치 미래의 모습을 담은 공상영화의 한 장면을 감상한 듯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이어지는 다른 콘셉트의 공간 역시 그 동안 여타 브랜드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이 가득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피팅룸과 도킹박스이다.



피팅룸은 의류를 피팅하는 단순하고 비좁은 공간이지만 아더 스페이스 2.0Fitting Room A는 기존 피팅룸의 차원을 넘어섰다. 피팅룸의 창을 통해 우즈를 바라보며 의복 피팅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심지어 침대까지 꾸며져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아더 스페이스 2.0에서 고객과의 연결 공간은 바로 도킹 룸(Docking Room)이다. 이 공간은 아더와 고객이 최종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으로 고객이 물건을 받는 공간이다. 피팅룸에서 착용을 마치고 구매를 결정하면 직원지문 인식으로 열리는 도킹박스를 통해 새 제품으로 받게 된다. 이러한 독특한 방식은 기존 매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구매과정으로 고객이 마지막 단계까지 브랜드와 소통하고 경험하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아더 스페이스 2.0 공간에서는 팔고자 하는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브랜드 이미지와 분위기를 내세운다. 여덟 개의 공간 대부분은 제품이 아닌 고객 경험 공간으로 구현돼 그 동안 다른 매장에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게 했다. 이러한 시도는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를 상상하고 기대하게 하며 결국 제품을 마주했을 때 그 가치가 배가되도록 유도한다.


사례2- 수토메 아포테케리


오랜 시간을 견뎌온 건물과 새로운 문화가 연결된 서촌은 거리 풍경과 이어진 카페와 상점들 그리고 전시장 등을 느린 걸음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곳이며, 공간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장소다. 특히 공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향기는 그 공간에 일부가 되어 방문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다. 후각은 좋은 향기를 맡았을 때 그에 동반하는 기억과 감정까지 불러올 수 있는 감각기관으로 인간의 오감 가운데 가장 민감하다. 그 만큼 좋은 향은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추억을 소환하는 등 가치있는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천연 향기 브랜드 수토메 아포테케리(Sutome Apothecary)’는 매년 종로구 서촌 팩토리2 갤러리에서 새로운 에디션을 선보인다. ‘2020 팩토리 에디션 Gradation’은 화해와 치유의 길을 고민하면서 제작된 룸 스프레이이다. 20207월 한정으로 제작한 세가지 향은 일정기간에만 전시 및 판매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향으로 다가왔다. 화이트 톤의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특징인 이 공간은 20팩토리 에디션 Gradation의 향기를 담아 더욱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전시된 제품 용기 하단에 화이트 카드로 전개한 방식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고객이 좋아하는 번호를 선택하면 포장단계에서 카드를 넣어주는데 선택한 향에 어울리는 멋진 문구가 카드 뒷면에 적혀있어 예상치 못한 감동을 받는다.



정적인 공간이 향기와 만나 동적인 분위기로 바뀌면서 방문자의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 좋아하는 향을 찾고, 감각에 집중하고, 공간을 향유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 팩토리 2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향기 큐레이션을 마친 후 제품을 정성을 들여 감각적으로 포장하는 과정이다. 그 순간이 꽤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게 한다. 이처럼 고객은 갤러리 안에서 향기를 전시품처럼 느끼며 공간의 분위기와 브랜드 이미지를 즐기고 감동적인 구매단계까지 경험하게 된다.


소통과 경험의 공간이 시작되다


아더 스페이스 2.0 물리적 공간을 통해 고객과 만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온라인에서 해결되지 않는 고객과의 소통을 확장했다. 그리고 수토메 아포테케리(Sutome Apothecary)’는 서촌의 작은 갤러리에서 제품과 어울리는 공간전개와 에디션 제품을 제작한 배경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구매 최종단계인 포장과정까지 감각적으로 보여주며 고객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이들 두 곳의 공간 사례는 브랜드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을 보여준다. 제품을 앞세운 판매방식이 아닌 고객 중심의 공간을 전개하고 체험과정을 통해 고객 스스로가 의미 있게 다가오도록 했다.

이제 공간 자체를 브랜드로 인식하고, 공간을 향유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브랜드의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상품을 선정하고 이를 판매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위의 두 브랜드가 창조한 공간처럼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의 참여를 끌어내고, 참여자가 직접 이야기를 완성하는 경험을 채우는 공간이 돼야만 한다.


이글은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편집했습니다.






신선식품의 품질을 비교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채널이 더 신선할까? 새벽배송이나 당일 배송이 보편화되기전, 온라인에서 구매한 신선식품은 배송과정에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물류 기술 발전과 배송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 도입으로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신선식품도 빠르고 신선하게 배송 받는 시대가 되었다. 물류와 배송 시스템 발전이 온라인 식품시장의 급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형 마트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 분야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이 잇달아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늘리고 있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 이유는 신선도과 품질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이다.



비식품과 경험의 가치가 다른 신선식품


비식품인 경우 온라인에서 클릭 한번이면 정보와 리뷰 그리고 빠른 배송까지 온라인 쇼핑만의 강점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또한 이커머스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상 체험을 제공하며 쇼핑패턴 변화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온라인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디지털 경험으로 소비자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신선식품은 비식품과 경험의 가치가 전혀 다르다.

최근에 제철과일인 복숭아를 온라인에서 주문했다. 온라인상 복숭아 이미지는 신선했고 대과 크기 이미지였다. 하지만 배송 받은 봉숭아는 소과 크기였으며, 그 중 5개가 썩어서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 분명 온라인 이미지는 큼직한 사이즈의 봉숭아였는데 배송 받은 결과 신선도, 당도, 맛까지 너무 실망스러웠다. 온라인은 신선도와 맛까지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오프라인이에서라면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와 개수 그리고 신선도를 확인하고 시식을 통해 원하는 맛의 봉숭아를 구매했을 것이다.

많은 소비자는 흔히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식재료의 품질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을 꼽는다. 신선식품은 그 만큼 신선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의미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형형색색 시각적인 형태와 색채로 신선도를 확인하고, 만지고 고르며 시식을 통해 맛을 검증하는 구매과정은 소비자에게 오감을 자극하는 육체적인즐거운 체험이다. 즉 오프라인은 온라인 쇼핑에서 채워지지 않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유럽의 감각적인 신선식품 진열방식


온라인 쇼핑에서 채워지지 않는 차별화된 경험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는 유럽의 신선식품 매장이다. 유럽은 식품 카테고리 온라인 채널이 국내처럼 활발하지 않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식품매장을 더 즐겨 찾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 신뢰도를 향상시키며, 산지 직송 로컬식품 강화, 그로서란트(grocertant) -식료품(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의 합성어로, 식재료를 현장에서 구입해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매장- 로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등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력적인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유럽인들의 감성을 자극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직접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럼, 유럽의 신선식품 공간은 어떤 감성과 차별화된 체험으로 소비자를 맞이할까?


-감성을 더한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


파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이 봉마르셰(Le Bon Marche) 백화점이다. 연중 내내 예술가의 작품들을 층마다 접할 수 있으며 전시관에서는 뜻밖에 감동적인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다. 패션집화 공간은 브랜드만의 디자인과 디테일한 연출로 발길을 멈춰 한참을 머무르게 하고, 메종관은 구경만으로도 뿌듯함이 가득하다.



패션잡화와 매종관에서 트렌드한 감각을 경험케 했다면, 식품관(La Grande Épicerie de Paris)은 전세계의 요리와 식료품들을 탐구할 수 있는 미식가의 메카로 오감을 자극하게 한다. 파리 여행자라면 봉마르셰 식품관의 호기심 셈솟게 하는 봉마르셰 식품관의 공간과 상품구성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신선식품의 공간은 더욱 빛난다. 채소와 과일은 마치 화려한 꽃들이 진열된 듯 아름답고, 신선함이 가득한 수산코너에서는 한 켠에 그로서란트를 전개해 신선한 해산물을 매장에서 바로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특히 농산코너를 둘러다보면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진열방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예를 들어 진열대에 형태와 색채가 다른 채소 1~2개를 무심한 듯 전개하여 진열의 변화를 강조해 시선을 끌게 한다. 봉마르셰 신선식품 매장은 프랑스 시장의 콘셉트로 한 로컬의 감성 진열방식을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발길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고급 콘셉트의 라파예트 백화점 식품관



봉마르셰 식품매장이 감성적인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강조했다면, 라파예트 백화점(Galeries Lafayette Haussmann)의 식품관(Le Gourmet)은 콘셉트가 주목한다. 1층 푸드 홀은 시각이 미각을 견인할 만큼 매력적인 음식들이 미식가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한다. 지하는 식료품 매장으로 초콜릿과 마카롱, 트러플, 푸아그라 등 가공 식재료와 와인 등을 선보인다. 신선코너에서는 다양한 부위설명과 요리를 제안하며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축산코너와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수산코너로 구성돼 있어서 그 앞에 서면 맛을 상상하게 한다.



파리 최고의 청과물코너 메종 콜롬(Maison Colom)은 공간 곳곳에 배치된 가죽 밴드를 장식한 원형 집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집기에 오밀조밀하게 진열된 과일과 채소들은 저마다 존재감을 슬며시 뽐내고 있다. 청과물에서 보여주는 전개방식은 색채대비, 리듬, 볼륨, 연관전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 식재료들을 향해 아름답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청과물 하나하나 개성이 넘치지만 모든 식재료와 조화를 이루어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해 장바구니를 채우게 한다.



-런던 재래시장의 신선식품


템스 강변 해안가를 따라가면 런던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식품시장인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으로 발길이 닿는다. 버로우 마켓에서만 즐길 수 있는 최신식 음식 트렌드와 요리에 영감을 주는 식재료들은 매일 방문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다양하다.



버로우 마켓의 신선식품들은 유기농 식재료로도 유명하며 현지에서 바로 직송되어 신선함이 남다르다. 또한 치즈, 햄 각종 저장식품과 베이커리 등 수제로 만들어져 더욱 깊은 맛을 낸다. 버로우 마켓의 신선식품 전개는 매우 인상적이다. 청과물은 로컬의 이미지와 함께 눈부신 햇살과 온화한 바람이 감도는 곳에서 자란 채소와 과일들이 얼마나 신선하고 아름다운지 주인장의 미적 감각을 총 동원해 진열돼 있다. 막 농장에서 온 듯한 느낌으로 채소와 과일을 알록달록 벌크로 진열하여 주인장이 얼마나 농산물을 소중히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상품 하나하나 특성과 색채를 고려했는지, 그리고 농산물을 소중히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열정은 농산물로 가득 채워진 고객의 장바구니로 이어진다.



수산물 코너도 마찬가지다. 다소 부담스러운 표정의 아귀는 방문자를 깜작 놀라게 하지만 바다에서 갓 잡아 올라온 듯, 얼음 위에 진열된 해산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볼륨과 리듬감을 더했다. 여기에 레몬과 각종 채소로 주변을 장식하니 빛깔 좋은 통통한 생선과 조개류의 싱싱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이렇듯 버로우 마켓은 방문자의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콘셉트가 명확하고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등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버로우 마켓은 오랜 전통과 유기농 로컬식품을 필두로 고품질의 식재료와 차별화된 비주얼 머천다이징으로 오프라인 마켓만의 경쟁력을 높였다.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살린다


이제 오프라인 업계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국내 오프라인 식품 업계도 식품매장의 체질 개선과 신선식품 품종을 강화하고, 고객 선택권과 체험 확대 등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꾀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무기는 경험이다. 온라인 쇼핑에서는 제철 과일과 채소들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느낄 수 있는 감각 경험도, 물건을 고르는 과정에서 오는 경험은 얻을 수 없다. 유럽 신선식품 매장에서 살펴보았듯이 감성적인 공감각적 구성과 상품을 신선하게 돋보이는 연출과 진열이 결국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어낸다. 이커머스가 리얼 가상체험과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식재료의 본연의 맛과 식감까지는 그대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PS- 패션포스트- FSP- '공간과 VM: 이동숙' 코너에 기고한 글을 재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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