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의 첫인상은 공간에 콘텐츠를 어떻게 구현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매장에 머무는 동안에는 직원들의 태도가 브랜드를 기억하는 최종 인상에 영향을 준다. 이처럼 매장의 인상은 사물과 사람사이를 실행 가능하도록 연결하는 공간 콘텐츠와 함께 소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접점, 즉 직원의 태도에 의해 형성돼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진다. 결국 고객이 다시 찾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 눈에 반하다, 공간 콘텐츠
소비자는 공간에 다양하고, 편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대한다. 콘텐츠의 영역은 크게 물질적 구성의 공간 콘텐츠와 무형적 자본 및 서비스를 총칭하는 프로그램으로 분류된다. 그 중 직원의 태도는 무형적 콘텐츠 영역에 속한다.
매장 입구부터 내부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를 이끄는 것은 공간 콘텐츠다. 과거 콘텐츠가 미디어를 중심으로 사용돼 왔다면 현재는 문화콘텐츠, 디지털콘텐츠, 공간콘텐츠 등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콘텐츠가 추구하는 개념 역시 정보 전달형에서 고객 체험형으로 변하고 있다.
영단어 ‘content’의 어원인 ‘contentum’에서 알 수 있듯이 콘텐츠는 ‘사용자의 만족’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상업시설의 인테리어나 오브제 및 디지털 도구들은 소비자가 공간 콘텐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고 판매를 유도한다. 이렇듯 공간 콘텐츠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의 가치표현으로써 소비자와 관계를 유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브랜드의 철학에 다다르게 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만을 구매하는 매장이 아닌 콘텐츠가 있는 공간을 선호하며, 공간에서 전개되는 모든 요소들을 공간의 가치와 즐길 거리로 인식한다. 사물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즐거운 경험을 소비하려는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새로운 고객 경험과 특별한 서비스 접점을 통해 브랜드와 상품이 지닌 가치가 상승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더불어 고객과 직원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더욱 편안한 공간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다.
<일상비일상의틈>
다음 만남을 결정짓는 직원의 태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을 즐기는 Z세대는 쉽고 막힘없는 스마트한 매장 경험을 요구한다. 기성세대는 기꺼이 매장 직원과 접촉하고 조언을 구하지만, 젊은 소비자들은 방문 전부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심지어 판매 직원보다 제품정보를 보다 빠르게 습득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젊은 소비자들은 구매하는 순간까지 직원의 간섭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때때로 공유되지 않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매장 직원을 찾기도 한다. 이때 직원이 적절하지 못한 대응 매뉴얼을 제시하거나 심지어 고객보다 정보에 취약하다면 브랜드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비스 접점 직원은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며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하는 주체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자사브랜드 및 제품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직원의 태도로 인해 불편한 경험을 한 두 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매장에서 천천히 상품을 둘러보고 싶지만 소비자를 계속 따라다니며 구경한 상품마다 바로바로 정리하는 등 지나친 직원의 응대 때문에 쇼핑을 즐기지 못한 경우, 지나친 직원의 응대는 고객의 행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해 매장을 벗어나게 한다. 때론 직원의 침묵이 오히려 고객에게 편안함을 주고 서비스 선택권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쁘다” 혹은 “잘 어울린다”라는 직원응대는 의류매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자동응답 같은 응대보다는 오히려 “이 아이템도 잘 어울리지만 고객님께 더 잘 어울리는 아이템을 소개해드릴까요”라는 식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브랜드와 직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소비자에게 매장에서 가장 안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은 바로 직원의 불친절이다. 직원의 무표정, 무반응, 무성의 등의 태도는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전환의도를 품거나 고객 이탈로 이어진다. 지나친 친절도 부담스럽지만 직원의 불친절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된다.
서비스 접점에서 제공자와 고객은 상호간에 기대하는 행동순서와 역할이 있어 그것이 어긋날 때 불만족스럽게 느낀다. 특히 고객이 불만족스러운 경험 중 하나가 최종 구매과정 이후 반품이나 교환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때 직원의 태도는 구매 전과 매우 달라지곤 한다.
서비스 접점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제공을 비롯해 기업의 판매상품의 구매결정에 올바른 판단을 돕고, 고객만족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직원의 호의적이고 친절한 태도는 결국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준다. 브랜드의 개성(Brand personslity)과 서비스 접점 직원의 행동 사이에 일관성이 있어야 그 가치가 상승한다. 기업, 브랜드, 직원은 최종 서비스까지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일상비일상의틈 콘텐츠>
공간 콘텐츠와 서비스 접점의 사례
브랜드들은 코로나 블루로 지친 소비자에게 치유의 공간으로서 그리고 즐길 거리를 소비하는 공간으로서 사고의 전환을 공간들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는 MZ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일상비일상의틈’을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열었다.
일상비일상의틈은 ‘일상의 한 틈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을 채택했다. 입장하자마자 자사 어플을 설치해야 한다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공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
가상의 숲으로 가득 채워진 ‘리얼플랜트’와 대형 미디어월을 전개한 1층을 시작으로 새로운 경험과 즐길 거리들이 각 층마다 이어졌다. 2층의 카페 글라스하우스에서는 대형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원도 양양의 해변을 경험할 수 있으며, 12년 노하우의 ‘스토리지북앤필름’ 공간에서는 독립출판서적과 쉽게 접하지 못하는 도서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클라우드게임,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흥미로운 체험을 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4층으로 아트워크 공간과 작가의 스냅사진 촬영이 가능해 한참을 머물렀다.
<일상비일상의틈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클라우드게임, 사물인터넷(IoT), 게임 서비스 공간>
그럼,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직원과의 접점은 어떠했을까? 일상비일상틈의 직원은 통신 상품판매자가 아닌 고객 취향을 공간에서 유도해 새로운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유플러’로 명명된다. 유플러들은 고객과 소통하며 의견들을 수렴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층별 고객과 정보 및 이용 방법 등을 활기차게 소통한다. 다만 오픈 당시 사용방법이나 공간 콘셉트를 대한 문의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답변과 대처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일부 유플러들와의 소통은 다소 아쉬웠다.
일상비일상틈 아트워크
콘텐츠가 명확하게 드러난 공간은 자연스럽게 그 공간을 이해할 수 있고, 때론 깊은 인상으로 남아 머물게 하며, 다시 찾게 한다. 이와 함께 판매에 목적을 두지 않는 정보 서비스 제공 및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역량 있는 주체자로서의 직원 태도가 어우러진다면 오래토록 소비자와 함께 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패션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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