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리테일 전시회 ‘유로샵 2020’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렸다. EuroShop은 소매 무역 및 파트너를 위한 세계 최대의 자본 상품 박람회이며, 유통 트렌드와 비전을 보여주는 소매업자를 위한 필수 플랫폼이다. 3년마다 개최하는 유로샵을 처음 관람한 때가 2008년이며 그후 2020년까지 빠지지 않고 매번 박람회를 갔다.
처음 참가한 2008년 유로샵은 황홀할 정도의 공간과 환경 그리고 참가 기업의 매력적인 전개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멋진 리테일 박람회였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박람회 참가기업의 쇼케이스를 보면서 관심분야가 축소된 느낌을 받았다. 특히 2017 유로샵은 역대 최고의 유로샵 박람회로 주목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관람했던 박람회와 비교했을 때 새롭거나 흥미롭기보다는 다소 지루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유로샵은 어느 시점부터 인가 상점의 혁신적인 기술 도입에 관한 카테고리를 늘리고 IT기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그 결과 디지털, IT 관련분야가 박람회 중심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전통적인 리테일 공간의 비주얼 측면에서는 볼거리나 흥미로움에 대해 다소 실망스러움이 있었던 것이다.
2020년 유로샵에서는 오프라인 상점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제안하는 다양한 제안들이 펼쳐졌다. 유로샵 관람 초점은 전통적인 비주얼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어떠한 방향으로 제시할 것인가에 맞춰졌고, 소매 공간에서 간편함과 편리함을 연결하며 극적인 체험공간으로써의 디지털 기술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채널로 전개되었다. 또한 비주얼 머천다이징 리테일 방향과 함께 환경도 놓칠 수 없는 부분으로 지속가능에 관한 부분도 면밀히 살펴보았다.
유로샵 2020 리테일 트렌드 분석
2020년 유로샵은 모두 8개의 전시 분야로 전개되었다. Fitting & Store Design(매장 피팅 & 매장 디자인), Retail Technology(소매 기술), Retail Marketing(소매 마케팅), Lighting(조명), Visual Merchandising(비주얼 머천다이징), Food Service Equipment(푸드 서비스장비), Refrigeration & Energy Management(냉장 및 에너지 관리), EXPO & Event Marketing(엑스포 이벤트 마케팅) 8가지 전시 분야를 통해 최신 리테일 산업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2017년 보다 기술 트렌드인 인공지능(AI)을 확대, 미래지향적인 융합제품들이 다양하게 펼쳐졌으며 매장 피팅 및 매장 디자인 그리고 조명 및 비주얼 머천다이징에서는 감성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다채로운 공간 디자인과 제품을 소개했다. 특별전으로 포파이 빌리지, 에코파크, 디자이너스 빌리지, 이탈리안 라이팅 라운지 등 부대행사도 진행되어 유로샵 관람을 더욱 흥미롭게 했다.
특별전으로 가장 압도적인 전시는 디자이너 빌리지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미래 지향적인 소매 디자인 콘셉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기성 및 신인 디자이너들 위주로 다양한 형태의 모듈식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선보이며 소매 디자인 비전과 솔루션을 보여주었다.
2020년 유로샵에서는 3가지 키워드 부분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으며 이를 지속가능에 대한 솔루션,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의 연결(옴니채널)에 대한 솔루션, 디지털 사이니지 아이디어 솔루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 기업의 지속가능 비전은 기후변화와 폐기물 감소에 대한 기술적인 계획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고객과 기업관계의 초점을 맞춘 솔루션이 강조되었다. 저탄소를 위한 천연소재나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제품과 프로그램들이 시선을 끌었다. 예를 들어 마네킹은 재활용이 안되는 소재이며 페인팅 과정도 환경오염이 심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친환경 소재로 대체될 전망이다. 유로샵 2020에 참가한 업체 대부분이 천연소재나 재활용이 가능한 원자재를 활용한 마네킹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또한 인테리어 건축자재를 비롯해 옷걸이, 카트, 용기 등등 친환경 소재나 재활용이 가능한 원자재 또는 재활용으로 만든 제품이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특히 냉매용 콘텐싱 유니트는 에너지 효율개선과 에너지 절감효과 그리고 CO2 밸런스에 중점을 둔 지속가능에 대한 솔루션을 담았다. 앞으로 기업은 얼마만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며 경영을 하고 있는지는 리테일 방향이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두번째는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프로세스 흐름, 물류 등을 단순화하는 네트워크 및 제품들 즉 AI, VR. AR, IOT를 비롯해 다양한 소매 디지털 기술과 쇼핑에 있어 대화식 첨단 기술경험 제품들도 둘러볼 수 있었다. 소매 기술, 소매 마케팅 전시관에서는 진화된 무인 계산대, 모바일 결제, 상품정보와 계산이 완료되는 카트, 클라우드 POS 등 매장 경험의 성장과 디지털화의 최신 혁신기술을 발표했다.
옴니채널 분야에서는 개발된 새로운 기능으로- 주문 정보 제공, 품목 찾기, 상품 픽업 또는 선적하기 등- 실행 일정을 잡는 판매 작원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며, 매장 내 생산성을 높이고 시간당 판매량을 늘리면서 판매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시스템과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앞으로 혁신적인 소매의 기술과 디지털 마케팅이 고객 및 브랜드 간이 관계를 빠르게 발전시키며 쇼핑의 새로운 경험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번째 디지털 사이니즈는 상점에서 고객과의 의사 소통하는데 이상적이다. 유로샵 2020에서 둘러본 디지털 사이니즈는 고객이 몰입할 수 있는 시각적인 화려한 움직임과 청각을 자극하는 음향 그리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이니즈 등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도록 도우며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개인의 발에 맞추어 제작하는 맞춤화의 사이니지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솔루션은 앞으로 디지털 사이니지가 상점에서 하나의 비주얼 머천다이징으로써의 기능은 물론 소비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상점 및 브랜드 인지를 전달하는 기능으로도 효과적임을 입증한다.
유로샵, 트렌드를 제안한 공간 디자인과 유럽 상점의 현황
유로샵은 전세계 유명 업체의 기술 및 제품과 아키텍처 그리고 공간 제안 등 박람회 자체가 리테일 디자인 영감과 트렌드를 살펴보는 기회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들 업체에서 제안한 전시에서 상업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공간 디자인과 비주얼 머천다이징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로샵 3가지 키워드와 같은 맥락으로 이어졌다.
첫번째, 공간 디자인에서도 친환경 콘셉트는 많은 기업에서 실현되었다. 지속가능은 앞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할 정책과 윤리철학으로 유로샵 2020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을 강조하는 공간전개를 펼쳤으며 친환경 소재인 식물 연출이 많았다. 단순한 장식효과가 아닌 인테리어로 이어지는 재료로써 그리고 방문자로 하여금 유연하게 기업이미지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로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그 외 자연소재의 나무, 돌 그리고 100% 재활용이 되는 소재 등으로 전개한 다양한 쇼케이스는 방문자에게 편안함과 기업 이미지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었다.
런던거리매장 친환경 연출
유럽 유명 도시의 많은 리테일 공간에서도 자연소재를 활용한 공간 디자인들이 자주 목격되었고 이러한 식물 활용 연출과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전개 등은 브랜드의 지속가능 콘셉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 인테리어, 집기 디자인에서 미니멀리즘, 아치형태가 격전을 벌이듯이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박람회가 심플한 디자인이며 면을 강조한 디자인이 대체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올해 유로샵에서는 쇼케이스마다 마치 신상품이 가득한 로드샵에 머무르고 있는 듯 익숙함과 함께 새로움이 가득했다.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는 철제 프레임이 그 동안 유행하고 있었으며 올해는 더욱 철제 프레임을 강조한 공간 디자인이나 집기 제안이 많았다. 또한 아치 형태의 인테리어와 집기 형태들도 올해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눈에 띄었다.
런던 해롯백화점과 런던거리 매장
유럽의 상공간에서도 역시 미니멀리즘으로 공간을 리뉴얼한 백화점 및 상점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 층 리뉴얼한 런던의 해롯 백화점은 그 동안 유지했던 클래식한 콘셉트에서 미니멀리즘의 인테리어 및 집기로 변신하여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클래식한 장식을 오랫동안 유지한 식품관은 천정을 화이트로 마감하고, 집기를 고급 슈퍼마켓 이미지로 리뉴얼을 했다. 뷰티관은 매트한 골드색의 프레임을 강조하는 인테리어와 집기로 미니멀리즘 스타일을 강조했다. 그 외, 파리 쁘렝땅 백화점 생활관은 심플하고 미니멀한 이미지로 리뉴얼 했는데 특히 공간 곳곳에 트렌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쇼핑에 집중도를 높였다.
세번째,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공간디자인이다. 앞서 언급한 유로샵에서도 다양한 형태와 기술 그리고 색다른 디지털 사이니지 디자인으로 고객의 시선을 끌게 제안한 사례를 보았다. 최근 국내외 많은 브랜드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쇼윈도 연출효과로 활용한 사례를 자주 목격하는데 유럽의 상공간에서도 다채롭게 제안되고 있었다.
파리 쁘렝땅백화점 사이니즈
그렇다면 유럽의 상공간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어떠한 형태와 디자인으로 전개를 했을까? 파리와 런던 위주로 살펴보면 파리의 백화점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디지털 사이니지 방식이 아닌 실제 상품과 연출 콘셉트를 표현하는 디지털 사이니지와 상품연출을 병행하는 쇼윈도 연출이 대체적으로 많았다. 런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도 많았지만 브랜드만의 개성과 디자인으로 시선을 끈 사이니지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리듬 있는 전개의 박스 형태와 각각의 사이즈가 다른 액자 형태로 시각적인 효과를 표현하는 브랜드 등등 쇼윈도에서나 매장 안 연출 포인트나 정보 전달에 디지털 사이니즈를 적극 활용한 현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혁신을 꾀한 유로샵 2020 박람회
코로나19로 인해 유로샵 방문객이 17%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샵은 어느 해보다 오프라인 공간의 혁신을 꾀하는 다양한 플랫폼과 트렌드 그리고 영감을 제안했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이는 전시회에서 벗어나 극적이고 감성적인 직접체험과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미래 지향적 제품, 고객지향적 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융합 시너지로 고객이 오프라인 공간 즉 상점에 가야할 이유를 보여주었고, 리테일 매장은 전시공간으로써 혁신적인 솔루션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앞으로 나가야 방향을 공감하였다.
# 이글은 패션포스트에 필진으로 활동하며 기고한 글을 재편집했다.
http://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fsp34&wr_i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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