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해외출장이나 여행을 하면서 호텔에서 당황스럽고 황당하며 창피하고 빵 터지는 일을 없었다. 하지만 홍콩호텔에서 처음 경험하게 되었는데 얼마나 창피하고 자신이 바보 같았던지 한동안 멍해지고 얼굴 빨갛게 달아올랐다. 호텔 룸에서 어떤 상황이 있었을까?
홍콩갈때마다 늘 같은 호텔을 이용했었는데 이번엔 새롭게 몽콕에 있는 코스모 호텔을 이용해 봤다. 언제나 룸이 정해지면 룸으로 가서 제일먼저 하는 일은 여행가방을 정리하면서 옷을 옷걸이에 걸어 두는 일이 중요했다. 구김 없는 패션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방을 둘러보았는데 방은 혼자 지내기엔 정말 큰 침대, 집에서 싱글침대를 이용하는데 해외 나가면 요래 큰 침대를 이용해 베개를 껴안고 잔다^^
호텔조식은 언제나 기대된다. 특히 평상시에도 일찍 아침을 즐기는데 하루 중 가장 많이 먹고 즐거운 시간이라 해외에서도 꼭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는다(7시 시간대). 그런데 홍콩에서는 밤 문화를 즐기는 일정이 많아서 투숙객들은 천천히 아침을 즐기나 보다. 레스토랑에는 항상 노부부 한 테이블만 있을 정도로 아주 조용한 분위기로 조식을 즐기게 되었다.
특히 조식을 맛나게 먹는 나만의 비법으로 호텔 조식때마다 즐기는 방법이다. 각종 채소와 햄, 버터, 잼, 등등 그날의 메뉴에 따라 다양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데 하루를 든든하게 하는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긴다.
이렇게 해외 어디서든 호텔을 이용하면서 그 동안 큰 불편이나 당황스러운 일도 없었는데 홍콩호텔 룸 화장실에서 너무 창피하고 생각만 해도 너무 어이없는 상황이 있었다.
집에서 하는 습관
두 번째 날 밤, 완전 지쳐서 호텔 룸에 도착했는데 다음 날 신을 양말을 세면대에서 빨았다. 그런데 세면대를 이용하기 전에 집에서 하는 습관처럼 물 내려가는 뚜껑을 손으로 눌러 닫아 이용하는 것을 평소처럼 했었다. 양말을 열심히 빨았는데 헹굼을 하려고 물을 내리려 하자 물 내리는 스틱이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이 아닌가?
- 사진은 호텔 도착했을 때 기념으로 촬영했던 화장실 내부사진세면대 위를 이리저리 그리고 세면대 밑까지 구석구석 다 봐도 물 내리는 스틱이 보이지 않았다. 세면대 물은 검정양말을 빨아서 좀 검정색이 됐는데....ㅠ 그래서 샤워부스에서 양말을 헹구고 너무 피곤해 그냥 잤다. 낼 아침에 룸 청소하시는 분이 알아서 해결(?) 하시겠지 하고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즐겁게 조식을 먹고 외출준비 끝! 방문을 열자 앞 룸에서 룸 청소하시는 아줌마가 청소를 하고 계셨다. 그래서 아줌마에게 세면대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물을 내리는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아줌마는 앞 룸 청소도구 집기에서 무언가 끄집어냈는데 슬쩍 보이는 것이 검정색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 아~ 세면대에 물 내려가는 스틱이 없어 변기 흡착기를 사용하나?’ 라고 정말 황당하고 엉뚱한 생각을 했는데 아줌마가 꺼낸 것은....
헉! 검정 고무장갑이다.
아줌마도 세면대 물색이 심상치 않았나 보다. 검정 고무장갑을 끼시니 말이다....ㅎㅎ
검정 고무장갑을 척척 포스 있게 끼시더니 세면대로 향하신다. 그러더니 세면대 물내려가는 구멍 뚜껑을 힘껏 누르시는데 빵 열리며 물이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오~ 이런!!
물 내려가는 방법은 처음에 뚜껑을 내렸을 때처럼 다시 힘껏 누르면 열리는 세면대라는 사실을 순간 알게 되면서 얼마나 창피하고 당황스러운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이미지사진
그리고 아줌마 표정에 빵 터졌다.
아줌마가 너무 활짝 웃으시는데 나도 앞에서 빵 터졌지만 속마음은 굴욕의 순간이라는 것.
아줌마도 황당하고 웃음이 나셨나 보다. 너무나 쉬운 방법인데 말이다.
그날 하루 종일 검정고무장갑이 생각나 웃음이 절로 나왔는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동료에게 이야기를 털어 놓자. 동료도 작년에 해외여행에서 똑같은 상황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는 다른 동료가 이리저리 살피다가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창피한 일은 아니라며 모를 수도 있다고 위안을 주었다.^^
홍콩호텔 룸 청소하시는 아줌마의 검정 고무장갑을 끼신 강한 포스와 스타일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웃음 나는 여행의 추억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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