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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기러기아빠의 선택

by 머쉬룸M 2008.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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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한 통화의 전화를 받았다.

"그 동안 잘 지냈어요 너무 오랜만에 전화했죠"

호주로 아이들과 유학을 간 지인이다

" 어머 어떻게 된거야 한국에 왔어?  연락이 통 안되서 걱정했어 잘 지내지?

  얼굴 좀 보자 너도 그렇고 아이들도 보고 싶어 "

그녀는...

" 저 내일 다시 호주에 가요. 그리고 저....이혼했어요"

" 뭐?...그게 무슨 말이야 말도 안돼! "





 

10년 전 그녀는 우리에게 중매로 만난 한 남자를 소개했다.

남자는 학벌도 좋고 대기업 엘리트 사원이고 집안도 좋은 남자였다

외모도 수수하고 검소한 남자였다.

우린 자주 그 부부와 여행도 하고 모임을 자주 가졌으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부부는 이쁘고 귀여운 두 딸도 낳았다. 행복해 보였다......

큰딸이 6살쯤 그녀는 아이들과 같이 유학을 하고 싶어 했고 다음해 딸들과 그녀는 호주로
휴학을 떠났다.

처음에는 연락하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못하게 됐었다.

2년쯤 지나고 연락이 했지만 전화번호가 바뀌어서 더 이상 연락도 못하고 궁금하기만 했었는데....

그리고 며칠전 전화가 왔던 것이다.






오랜시간 동안 통화했다.

그녀는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몰랐어요...

2년쯤 지나고 서울집에 전화를 하면 집에 없고 핸드폰도 잘 받지 않았어요

바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너무 자주 전화 안받고 전화를 받아도 별 얘기도 안하고

아이들에 대해 질문도 않더라고요. 점점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년 겨울에 잠시 서울에 들어왔어요.

남편과 만나고 얘기를 해보니 여자가 생겼더군요. 더 충격적인건 좀 창피하지만  카페주인이였어요

집에 혼자 있고 외로와서 친구들과 자주가던 카페에서 만나고 ....좋아하게 됐나봐요.

그 남자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 나 이 여자 정말 사랑해. 난 모든 걸 포기할래 너가 나를 놔주라

  내 선택은 이 여자뿐이야"

그래서 더 이상 생각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어요. 이렇게 예쁜 딸들도 포기하고 나를 버린다고

하는데 제가 더 이상 뭘 바라겠어요.

하지만 자존심은 상하더군요. 다른 여자도 아니고....기가막혔죠.

정말 이 남자만큼은 바람이라는 것은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결혼 전에 말한 것 기억하세요?

" 이남자 다른 건 몰라도 외모가 못생겨서 바람은 안필거야" 라고 말한 것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성격도 그런사람이 못 될 거라 생각했어요.

뒤통수 제대로 한방 먹었어요.

물론 유학을 선택한 제게도 잘못이 있을 수 있죠.

그래도 시간을 주었어요. 하지만 며칠전 서울에 와서 서류정리를 했어요.

....

....

통화가 끝나고 한동안 멍했다.

우리들도 그 남자를 믿고 그럴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가족을 버리고 그 여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과연 잘 살 수있을까?

기러기 아빠는 이세상에 참으로 많다. 외롭고 힘들게 생활한다.

가족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는 기러기아빠들은 외로움을 견디면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참고 있는 아빠들도 있다. 반대로 견디지 못해서 아이와 아내를 다시 불러들이는 사람도 있고

유학생활이 힘들고 가족이 그리워 포기하고 오는 아이와 아내들도 있다.

그 만큼 떨어져 사는 가족들은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과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일까?

딸들과 유학을 선택한 그녀, 사랑을 선택한 남자.
그 선택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는 힘든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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