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오랜만에 한 후배를 만나서 점심을 먹었는데 후배는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최근에 소개팅을 했는데 소개팅 자리에 우연히 친구와 연락이 돼서 자연스레 합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색한 시간이 즐거운 시간이 되었고 만남은 그것이 끝이라고 했다. 이유는 소개팅 남자가 같이한 친구와 연락이 되고 연인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후배는 당혹해 하면서 친구를 불러서 화근이 되었다고 많이 실망했다.
후배를 위로하며 인연에 대해 예전에 내가 경험한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4년전인가 친한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툭하면 그 친구는 소개팅을 해달라고 많이 졸랐다.
몇 번 소개팅을 해주고 나중에는 “ 야 너만 소개팅하면 어떻게 나도 해주라” 하면서 소개팅을 주선하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친구는 “그래 너를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하면서 소개팅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혼자 나오기 쑥스럽다고 하면서 각각 친구를 한명씩 동행하자고 제안을 해서 친한 친구와 같이 소개팅 자리를 가게 됐다.
남자 친구는 나와 상대방이 잘 되길 원했고 친구들은 분위기를 위한 보조 역할을 하기로 했지만 나중에는 결과가 다르게 됐다.
남자 둘, 여자 둘 소개팅 자리는 너무나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다. 늦은 시간까지 많은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모두 즐거운 시간이라 나중에도 4명이 같이 다시 만나자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는 길, 택시를 잡고 먼저 친구를 보내고 바로 다음 내가 택시를 탔다.
그리고 다음날 소개팅에 같이 간 친구에게 전화가 오고 친구의 말은 당혹해 했는데 ....
“ 어마 야~ 어떡하니....”
“ 왜 무슨 일 있었어” 하며 물었다. 그리고 친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내가 먼저 택시를 탔잖아 근데 택시 아저씨가 우리 동네에 갈 수 없다고 다른 택시를 타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바로 내리고 택시 탄 곳을 가는데 반대편에서 소개팅한 남자가 부르면서 내게 왔어. 그 남자는 택시를 기다리다가 내가 다시 보이자 궁금해서 왔데, 그러면서 이것도 우연인데 술한잔 더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다시 술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많이 친해졌어”
“ 아 그래? 잘 됐다. 이것, 운명 아냐? 하고 좀 당황 했지만 그 친구가 그때 많이 힘든 상황이라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그들은 연인이 되었다.
소개팅한 남자는 나에게 미안한지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했지만 솔직히 그닥......^^
그리고 그들은 결혼 날짜를 잡고 소개팅을 주선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 야 너 바보니? 내가 너를 위해 진짜 심사숙고해서 주선한 사람인데 친구에게 뺐기면 어떡해! 내가 남 좋은 일만 했다. 잘 좀 하지....” 이런 말을 들으니 솔직히 유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따로 있었고 운명도 작용한 것을.....
하지만 내가 봐도 그들은 너무 잘 어울렸고 행복해 보였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들은 결혼하여 건강한 아들을 낳았고 돌잔치를 한다.
돌찬치에서 아들을 안으면서 “ 너가 내 덕분에 태어났다” 하면서 축하하며 운명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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