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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웃음

김장 김치 2통을 싣고 택시를 타보니

by 머쉬룸M 2010.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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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김장김치를 했는데 가져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토요일 일을 마치고 저녁에 부모님 집으로 행했다. 김장김치로 배추김치와 알타리 김치를 맛있게 담아주시고 다시 집으로 가야 했는데 문제는 택시를 타야만 했다. 그리고 걱정을 했다. 예전에도 김치 통을 가지고 택시를 타면 택시 아저씨는 좀 불편해 했다. 바로 김치 냄새로 곤욕을 치루기 때문이다.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두려웠다. 작년에도 김치를 가지고 몇 번 택시를 탔는데 택시아저씨가 신경질적이고 심한 분은 “앞으로 김치가지고 택시 타지 마세요” 라는 말도 하신분도 계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걱정하지말로 택시를 타라 하셨다. 그리고 택시 타는 곳 까지 김치 2통을 무겁다고 들어주시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 한 대가 멈추었다. 긴장했다.

                                 ( 무사히 도착한 2통의 김치이다 )

긴장한 모습을 본 아버지는 그래서 택시 아저씨에게 트렁크를 열어 달라고 말씀하셨다. 김치를 트렁크에 싣고 택시를 탔다. 택시아저씨의 눈치를 살폈다. “혹 김치 아니에요?” 하고 불편한 말씀을 하실 줄 알았는데 아저씨는 부드럽게 “김장을 하셨나 봐요. 친정? 혹은 시댁? ” 하고 미소를 보내셨다. 난 웃으면서 “전 나이 많은 싱글이에요. 엄마가 김장을 하셔서 집으로 가지가는 중이죠. 저 나쁜(?) 딸이에요 ^^ 혹 김치 냄새가 날 수 있는데 불편 하실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라고 하자. 아저씨는 오히려 “ 아니에요, 김치가 무겁잖아요. 2통이나 되네요?” 하면서 불편하지 않다고 하셔 너무 고맙게 생각했다.

그러면서 아저씨의 말 “김치냄새보다 담배피고 바로 타는 고객 그리고 술에 취한 고객이 더 불편하지요. 제가 담배를 하지 않아 솔직히 담배냄새가 지독한 고객은 정말 곤욕스러워요. 거기다 야간에 술 냄새와 택시 안에서 난감한 행동을 하는 고객보다 차라리 김치냄새가 좋지요” 하면서 편안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네 맞아요. 어떤 택시를 타면 담배의 찌든 냄새로 불편한 적도 있고 어떤 기사님은 고객이 탔는데도 고객에게 양해도 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시는 분이 있어 불편하고 기분 나쁜 적이 많아요. 특히 택시에 찌든 담배냄새는 정말 곤욕스러워요.”

그리고 아저씨의 이어진 대화는 “담배피우지 않는 사람에게는 밀폐된 공간인 택시에서 담배냄새가 정말 곤욕스럽죠. 저도 담배 피시는 고객은 바로 압니다. 특히 택시 타기 전 담배 피고 타신 분은 더욱 불편하죠. 그래도 고객이시잖아요. 불편한 말을 전혀 할 수 없고 살짝 창문을 내리기도 합니다” 하면서 고객을 위해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하신다.

살짝 죄송하고 또 미안했다. 김치냄새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자 드디어 김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너무 미안해서 “ 아 ... 어떡하지요? 김치냄새가 나기 시작하네요. 김치는 늘 먹는 음식이지만 막상 냄새가 나면 불편한건 사실인데 죄송합니다” 하자.

아저씨 “ 잠시 창문열고 운행하면 됩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하면서 편안하게 해주셨다.

사실 그 전에는 김치 통을 가지고 택시를 타면 정말 택시 아저씨들이 불편해 하고 어떤 때는 아저씨가 택시를 세우더니 김치통을 트렁크에 옮기라고 할 정도로 인상을 찌푸리며 김치 통을 옮긴 기억도 있어서 이번에 만난 택시 아저씨도 분명 불편하시고 난감한 고객일 수 있는데 감동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가는 동안 이런 저런 아저씨의 가족 이야기(아저씨는 60대 초반이시고 손자. 사위 등등의 가족 이야기를 하셨다)와 택시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 도착했다. 택시비가 나왔는데 6.300원이다. 그런데 오히려 300원을 받지 않았다. 너무 감사해서 더 들리고 싶어 7천원을 드렸는데 천원을 돌려주시며 즐거운 대화로 받지 않겠다고 하시니 더 죄송스러웠다.

아저씨는 미소 가득 “부모님께 잘 하세요” 하신다. 나는 고개 푹 인사를 올리며

“감사합니다. 아저씨도 건강하세요” 하며 은은한 감동과 택시 아저씨의 고마움에 잔잔한 미소와 감동을 받게 되었다.

용돈 드리고 생색을 내며 김치를 낼름 가져가는 나쁜 딸에게 김치를  챙겨주신 부모님께 감동 받고 고마워해야 하는데 무사히 그리고 불편함 없이 옮겨 주신 택시 아저씨에게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되다니...ㅋ 집에 와서 김치를 시식해 보니 역시 엄마의 맛있는 솜씨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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