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옆집이 이사갔습니다.
옆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한국남자와 외국인 여자분이 살았습니다.
1년 넘게 살았는데 처음에는 여자분이 동양인이라 외국인인 줄 몰랐었지요.
나중에 우연히 인사를 하면서 일본분과 같이 사는 것을 알고 지나쳤어요
이 두분은 처음에서 즐거운 일들만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방음이 그다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밤 늦게 옆집소리가 간혹 들리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웃음소리가 많이 들렸지만 어느날 부터는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듣고 싶지 않았지만 새벽에는 어쩔 수 없이 들리는 소음......
초기에는 남자 소리만 크게 들렸어요 여자분은 일본 말로 소리를 치고...
남자는 " 못알아 들어 한국말로 해봐"등 다툼이 있고 여자분은 그래도 일본 말로.......
가끔 일어나는 일로 사실 저도 이런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3~4개월 후 어느날 다툼이 있었고 이번에는 여자분 소리가 크게 들리더군요....
그것도 한국말로.......
다툼에서 나오는 한국말은 욕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와~ 드디어 한국말을 하네' ...'근데 욕이다' 하고 자다가 벌떡!
너무 놀랐고 소음으로도 열 받는데 욕까지 들어야 하는 제 심정은 당혹스러웠어요
그것도 외국인이 욕하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쁘더라고요....
이 여자분은 기껏 한국말 배운게 욕인가?
어쩜 이렇게 잘 할수 있을까 나도 못하는데....ㅠ
그리고 이사가기 직전까지 다툼이 있었는데 정말 듣기 민망한 욕으로 새벽에 정말 힘들었지요.
싸움을 위한 대화로 욕설을 배웠는지는 모르나 한국말도 좀 하면서 욕설이 대단했어요.
여자분은 얼굴도 정말 뛰어나게 예뻤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했어요
그럼 적어도 지성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무슨일인지 다툼이 있을 때마다 한국말 욕이 나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남자분이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벽에 이런 소음은 당황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배운 단어들이 욕인가? 생각해봅니다
방송에서도 또는 거리나 지하철에서 본 외국인에게도 간혹 그들이 웃으면서 반말과 가벼운 욕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서툴러서 일어난 반말은 이해하지만 욕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바로 우리가 만든 상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최근 영화에서도 많은 영화가 욕설이 난무했고 우리는 그런 영화가 재밌다고 했습니다.
그 영화들은 해외로 수출되고 많은 외국인들이 욕설을 배우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평소 우리의 대화에서 많은 욕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이런 욕에 대해 궁금해 하고 스스로 배우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도 어렸을때부터 미국 미드에서 또는 영화에서 그들의 욕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해외에서 많이 사용할까요?
우리는 외국인에게 많은 것에 대해 관대한점들이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관대하지요...
그래서 외국인이라 욕에 관대하고 오히려 재미삼아 그들에게 들려준 말들이 아닌가요?
처음에는 웃자고 들려줬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재미난 욕'이라 생각하고 즐겨(?) 사용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외국인이 들어서 재밌다고 생각하고 또는 공격적인 말이라 생각해서 그들이 따라하고 사용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씁쓸합니다.....
예전에 한 미국인 부부가 저에게 한 말이 기억났어요
" 한국의 욕은 정말 재미있어요 제가 가벼운 욕을 하면 신기하다고 다들 웃어요"
라는 말이 생각나더군요.
외국인이 욕하면 신기하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외국인이 한국말을 해서 흥미롭게 본 것일까요.....
옆집은 이사갔습니다......
그리고 조용한 부부가 이사왔습니다. 이젠 새벽에 외국인이 말하는 욕을 더이상 듣지 않습니다.
더이상 듣고 싶지도 않고요.....
이제 전 조용한 밤으로 잘자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들을 생각해 봅니다....
아직도 한국말로 욕을 하는지.......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원짜리 주니 "정말 고맙습니다" (19) | 2008.03.25 |
---|---|
꿈은 왜 꾸는 걸까? (10) | 2008.03.23 |
지하철 자판기 꼭 있어야 할까요? (33) | 2008.02.17 |
야간에 더 아름다운 건축 (11) | 2008.02.15 |
옷 갈아입는 곳에서 몰래 먹지마세요 (12) | 2008.02.11 |
댓글